BL 드라마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작이 되고 있습니다. 보이즈 러브 또는 단어의 약자로 BL로 불리는 이 장르는 남성간의 연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실제 동성애자의 문화 환경과는 달리 동성애에 대한 판타지가 가미된 장르입니다. BL 장르 자체가 여성 팬을 대상으로 하는 장르다 보니까 남성에게는 상당히 생소한 장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극소수의 남성들도 즐긴다고 합니다. 그런데 BL 장르가 생각보다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OTT를 중심으로 BL 장르 드라마가 많이 공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BL 콘텐츠 전문 플랫폼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남성간의 연애를 다루고 있다 보니 결국 연기를 해야하는 건 남성 배우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장르에 출연하게 될 경우 자칫 동성애 코드가 배우 이미지에 덧씌워질 수 있기 때문에 소속사 입장에서도 고민스러운 부분입니다.
최근 BL 드라마 기자간담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기자간담회를 하기 앞서 '비의도적 연애담' 1, 2화가 선공개 됐습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 꼼짝없이 BL 장르의 드라마를 강제로 보게 됐습니다. 심지어 BL 장르 드라마를 처음 보는 입장에서 불편한 마음부터 들었습니다. 심지어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취재진 중 유일한 남자 취재진이었습니다. 편견과 색안경을 끼고 BL 드라마를 첫 경험을 했습니다.
두 남자 배우의 시선이 마주하고 얼굴이 가까워지는 등 솔직히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조금, 아주 조금 불편한 장면들이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유쾌한 네 친구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조금 편견을 내려 놓고 보니 코믹한 장면에서 피식 웃게 되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럼 BL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했을까요? '비의도적 연애담'에 출연한 공찬 배우는 생소한 장르긴 했지만 원작 웹툰을 보고 사람이 사랑을 하는데 있어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원태민 배우의 경우에는 보이 러브라고 하지만 보이를 빼면 러브라는 감정이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도우 배우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결이 우정, 가족애 등 다양할 수 있기에 그런 감정이 뒤섞여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원태민 배우의 경우 '비의도적 연애담'이 BL 장르 두 번째 출연작입니다. 원태민 배우는 다른 애인이 있었지만 떠나 보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남자들이 친구들과 눈을 10초 이상 마주칠 일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이미 한 번 BL 장르를 찍어본 경험이 있어서 흔히 남자들이 친구와 눈을 10초 이상 마주할 때 느끼는 이질감이 적었다고 했습니다.
연출을 맡은 감독은 '커피프린스'도 사실 BL 장르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다만 남장을 한 여자였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남성은 BL 장르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BL 장르 드라마에 도전한 배우가 대단할 따름입니다.
티빙 '비의도적 연애담'(사진=넘버쓰리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