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벚꽃이 찾아왔습니다. 개화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졌고요. 서울 기준으로 평년과 비교해 5일 정도 빠르다고 하네요. 서울의 대표 유명 벚꽃길인 여의도에선 코로나 시국 이후 4년만에 여의도 벚꽃축제가 열립니다.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고 하니 가족, 연인, 지인들과 축제를 즐기면 좋겠네요.
벚꽃은 개화 이후 2주 정도 유지하니 4월 초중순엔 여의도 직장인들의 출퇴근 꽃길이 예상됩니다. 증권가가 밀집한 여의도의 벚꽃은 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만개한 꽃처럼 증시도 불장(강세장)이 이어지길 바라게 되는데요. 4월 증시가 그리 녹록치는 않아 보입니다.
올해 국내 증시는 연초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9%대, 코스닥 지수는 25% 넘게 오르고 있는데요.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이상급등(?)은 2차전지 관련 시가총액 상위주의 급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코스닥 시총 1,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올해에만 각각 145%, 383% 날았습니다. 시총 3위인 엘앤에프로 70% 가량 뛰었습니다. 시총 1~3위 종목이 코스닥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 넘습니다.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치우침은 더욱 심해집니다.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 중 해당 종목에 최대 20%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요.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30% 이상으로 집계됩니다. 해당 3종목이 2차전지 관련주인 상황에서 하나증권은 코스닥 지수와 2차전지 지수의 상관계수가 올해 0.93으로 집계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시장은 2차 전지가 지배한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보여지네요.
관련 레버리지 투자도 급증했습니다. 코스닥 전체 시총은 396조원 수준으로 코스피 대비 21%에 불과하지만, 올해 개인 거래금액은 코스닥이 코스피의 두배인 953조원에 달하며 최근엔 레버리지 자금인 신용융자잔고액도 9조400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 9조원을 추월한 상황입니다. 실제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지난 3월 들어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최고 14.3%를 기록했고 평균치는 11.09%입니다. 지난 1월 평균치 6.4%, 2월 6.8%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우려스러운 것은 개인을 제외하고 외국인과 기관은 2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순매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3월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 1,2위 종목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으로 집계됩니다. 반대급부로 개인 매수 1,2위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입니다. 에코프로 주가 급등을 과열로 진단하고, 사실상 매도를 권고하는 증권사 보고서도 국내와 외국계에서 잇따라 발간되고 있습니다.
최근 종방한 '카지노' 드라마에서 나왔던 대사가 떠오릅니다. '화무십일홍'. 열흘 넘게 붉게 핀 꽃은 없다는 말이죠. 권력의 허망함에 대한 표현인데요. 영원할 것 같은 주가 상승도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단기 과열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벚꽃이 먼저 질지, 빚투의 뇌관이 먼저 터질지 4월엔 어느 때보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겠습니다.
최성남 증권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