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치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수치의 단순 증가만 보기보다는 국내 경제 규모의 변화 등을 감안해야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 부처의 관계자가 브리핑에서 한 말입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 일화의 브리퍼가 말한대로 숫자는 때로 유의미한 것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일종의 눈속임이 되는 셈입니다.
고용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노동 시간은 줄어들고 임금은 상승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실제로 표에 나온 숫자들은 노동 시간의 감소와 임금 상승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통장에 찍히는 잔고가 늘더라도 물가가 그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다면 결국 실질적인 소득은 줄어드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실질임금은 10개월째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주머니 사정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셈입니다.
숫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다음 해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매년 4월을 시작으로 적게는 8회, 많게는 12회 이상의 전원회의를 거칩니다.
이밖에 현장 의견 수렴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다음 해의 최저임금을 확정합니다.
올 최임위의 첫 전원회의는 이달 중순에 열릴 예정입니다. 물가 상승률 이상의 상승 폭이 결정돼야 실질임금의 뒷걸음질이 멈추게 됩니다. 마이너스의 고리가 끊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