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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혁신금융>(1)세계가 주목하는 아시아 금융허브
입력 : 2023-04-05 오전 6:00:00
 
(싱가포르=이종용 기자) 3월의 마지막주 공휴일인 26일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은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면세 구역을 분리하고 있는 출입문을 나서니 후텁한 공기가 몸을 덮쳤습니다. 적도 바로 위에 있는 동남아 국가에 도착한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을지로와 여의도 금융기관을 전전하다 6박7일 일정으로 훌쩍 싱가포르로 떠난 이유는 아시아 '금융의 수도'로 불리는 이 곳의 금융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섭니다. 싱가포르는 지난 수년간 글로벌 금융허브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고,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이 금융중심지 모델로 벤치마킹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뉴스토마토 특별취재팀이 지난달 26일 6박7일 일정으로 싱가포르 취재에 나섰습니다. 사진은 창이 공항에 도착한 취재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창이 공항→금융업무지구 '20분'
 
창이공항에서 시내까지 자동차로 20분 가량 달리면 싱가포르 마리나만(灣) 끝쪽에 금융사들이 몰려있는 마리나베이가 한눈에 펼쳐집니다. 지난해 말 기준 싱가포르에서 영업하는 외국계 금융사는 300여개나 됩니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내노라 하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밀집해있습니다.
 
주말 밤부터 타국 땅을 밟은 만큼 일정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첫째 날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로비에 집합한 취재팀은 2개 조로 나뉘어 흩어졌습니다. 각각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중심업무지역(CBD)과 남서부 지구의 켄트 리지 로드(Kent Ridge Rd)에 위치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US)로 이동했습니다.
 
첫번째 조는 싱가포르 1위 은행인 DBS 은행 본점이 있는 중심가의 래플스 플레이스(Raffles Place)로 향했습니다. DBS 은행의 비전이 '은행 업무를 즐겁게(Making Banking Joyful)'인 만큼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1층에 따로 라이브 방송룸도 갖추고 있었고, 국내외 방송사와 연계해 각종 금융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두번째 조는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교 교수와 학생들을 만나 대학 교육제도와 금융사 취업에 대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는 이름이 생소할 수 있는데요. 여러 세계 대학평가에서 아시아태평양 최상위권, 세계 상위권에 꾸준히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대학의 학생들이 학부나 MBA 과정을 거쳐 금융사로 취업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만 끝쪽에 금융사들이 몰려있는 마리나베이의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국내사 글로벌 공략 전초기지 
 
둘째날부터 이틀간은 싱가포르에 진출한 우리나라 은행들을 돌아가며 방문했습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 지난해 진출한 KB국민은행이었는데요. 걸어서 5분이면 이동할 정도로 인접해있었습니다. 지점 단위로 진출한 한국 은행들은 최고 50년의 현지 업력을 갖고 있었고, 동남아 거점 지역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습니다. 
 
넷째날은 핀테크(금융+IT)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민관 기관을 찾았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의 KSC센터와 KB금융지주의 글로벌KB핀테크 랩입니다. 이들 센터는 스타트업에 임대 사무공간을 지원하거나 벤처 투자 형식으로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다섯째날은 싱가포르로 이주해 30년 이상 거주한 교민들을 만나 금융서비스가 어떻게 다른지 들어보고, 야시장과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며 금융거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경험했습니다. 싱가포르는 2025년 '현금없는 사회'를 목표로 다양한 간편결제를 시도하고 있는 곳이었고, 현금 없이도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싱가포르 1위 DBS은행의 비전은 '은행 업무를 즐겁게(Making Banking Joyful)'일 정도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DBS은행의 영업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영어 공용화 정책으로 개방성↑
 
금융중심지 역할로 싱가포르를 취재하면서 느낀 키워드는 개방성과 효율성, 실용주의, 영어 등입니다. 특히 싱가포르의 영어 공용화 정책에 힘입어 영어 구사 인구는 80%에 육박합니다. 이정표부터 간판, 식당 메뉴까지 영어로 돼 있어서 낯설지 않았고 금융사 직원은 물론 택시기사, 호텔 직원까지 영어를 사용할 줄 알았습니다.
 
이곳에 주재하는 한 한국 금융인은 "홍콩이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싱가포르는 영어를 잘 하는 곳"이라며 "동시에 중국어권 인구가 70%를 넘는 점도 싱가포르가 중국의 또 다른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강점으로 꼽힌다"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의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금융인들은 '싱가포르 정부는 금융사를 유치하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마련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최소한의 자격 기준을 갖춘다면 새로운 기술이라도 진입 장벽이 낮고, 진입 후에는 불확실성이 적다는 게 공통 의견이었습니다. 이것이 싱가포르가 가진 금융 경쟁력입니다. <(2)편에서 계속> 
 
싱가포르 마리나파이낸셜센터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싱가포르=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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