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형두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해 3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윤 대통령을 향한 유사한 충고들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제발, 재임 기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요. 그때, 저는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아쉬운 표현 정도로 생각하며 웃어넘겼습니다.
오는 5월이면 윤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을 맞습니다. 윤석열호 대한민국을 1년 가까이 겪으니, 얼핏 ‘아무것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윤 대통령의 성정과, 후보 시절부터 가장 약점으로 꼽혔던 외교능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요즘 외교가 기사는 다이내믹하고, 재밌습니다. 외교기사가 재밌다는 말은 곧 세계 정세가 출렁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핵심은 강 대 강 충돌입니다. 미국은 점차 힘이 약해지고 있고,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이 오는 2027년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7년은 중국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을 맞는 해인데, 중국은 이때까지 군 현대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습니다. 특히 올해 3연임이 확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년을 더 집권하면 4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가 2027년이기도 합니다. 이에 맞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이 시기 윤 대통령이 임기 종지부를 찍을 때입니다.
윤 대통령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미국과 중국의 대결구도 속으로 한국을 깊숙하게 끌고 들어갈 것 같습니다. 중국과 척지고, 미국 편에 완전히 서면서 말이죠. 현재 구도는 ‘한미일 대 북중러’ 고착화입니다. 상상해봅니다. 대만이 실제로 침공받을 경우, 중국을 포함해 북한과 러시아와 인접국인 한국의 운명은 일단 불안의 연속일 겁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힘이 빠질 대로 빠진 미국이 한국을 정말 도와줄지, 이것도 의문입니다. 그 틈을 타고 일본 자위대가 미국 대신 ‘동맹국으로서 지켜주겠다’고 한국 영토에 들어오는 건 아닐지 등 이런저런 상상의 나래가 펼쳐집니다. 모두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상상입니다.
경제도 갈수록 불안하기만 합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중국 시장을 거들떠보지 않을 모양입니다. 중국과 나날이 척을 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은혜와 원수는 꼭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중국이 한국에 보복하려 한다면 경제적인 제재는 빠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이미 미국 기업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시작해, 세계 각국이 이를 주의깊게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외골수적 미국·일본 편애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성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제 문제에 감정을 개입시키니 수출부터 타격을 받습니다. 1년 내내 수출 관련 수치들이 엉망입니다. 수출에 문제가 생기면 외환보유고가 걱정입니다. 지금은 안전하지만, 앞날이 불안합니다.
윤 대통령의 성정이 외교무대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외골수, 아군과 적을 가르는 정치…. 다시, 1년여 전 그 커뮤니티에서 회자된 말이 자꾸 떠오릅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숨이 늘어갑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