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무속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부승찬(53) 전 국방부 대변인이 “누구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9일 오전 10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방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부 전 대변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은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이 자리에 서게 돼 상당히 유감”이라며 “단 한 번도 천공 이외 다른 사람의 이름을 거론한 적 없다. 관저 개입 의혹도 제가 이야기한 적이 없고, (천공이 관저에) 다녀갔다 정도만 이야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고발을 두고 “책에 적은 내용을 권력기관, 대통령실이 나서서 형사고발을 하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이날 부 전 대변인을 소환해 천공 의혹을 둘러싼 발언의 의도와 사실관계를 캐물었습니다.
역술인 천공. (사진=유튜브 갈무리)
경찰 수사 중, 천공은 "관련없다" 부인
이에 앞서 부 전 대변인은 지난 2월3일 저서 ‘권력과 안보’를 통해 역술인 천공이 대통령 관저 이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부 전 대변인과 이를 보도한 본지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15일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차량 출입 기록 등을 확보하는 등 압수수색을 벌였습니다.
경찰은 육군총장 공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복원된 4TB 분량의 영상자료를 분석했으나 천공이 출입한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일부 날짜 특정 시간대는 CCTV 영상이 없으며, 파일이 하드디스크에 덧씌워진 형식으로 확인할 수 없는 영상도 존재했습니다.
천공은 경찰에 관저 이전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낸 바 있습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변호인 등을 통해 출석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2월 19일 오후 제주시 김만덕기념관에서 열린 저서 '권력과 안보-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