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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현대차 임단협을 보는 현대차증권의 속내
입력 : 2023-05-03 오전 6:00:00
'하투'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주목되는 곳은 역시나 현대차그룹인데요. 현대차 노조와 사측의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은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4년 연속 무분규로 타결됐던 현대차 임단협의 올해 진통이 불가피한 이유는 지난해에 이어 노조가 들고 나온 정년 연장 카드 때문입니다.
 
현대차 노조가 최근 400여명의 확대 간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할 의제로 66.9%가 정년 연장을 꼽았습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정한 정년 60세는 국민연금 수령 연령인 65세와 5년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주장 중입니다. 현대차 사측은 작년 노사 협상에서 노조 요구안 대부분을 수용했지만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측은 불합리한 요구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올해 현대차 노조 측은 작년과 다른 수위로 정년 연장을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복안인데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사측과 노조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고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내 증권 계열사인 현대차증권의 셈법은 복잡한데요. 현대차증권은 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 관리로 현재 증권업계 전체에서 2위 규모의 적립금을 운용 중입니다. 현대차증권 입장에선 현대차 노조의 바람대로 정년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립금 운용 규모가 대폭 쪼그라들 수 있습니다. 실제 퇴직연금 시장이 도입된 이후 한때 1위 자리까지 꿰찬 전력을 가진 현대차증권이 순위가 밀렸던 이유가 자사 계열사의 퇴직자 증가에 따른 것인 만큼 현대차증권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을 바랄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대놓고 이를 지지할 순 없는 노릇이죠.
 
지난 1분기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5조6897억원입니다. 2위 규모이고요. 1위인 미래에셋증권(20조9395억원)과는 5조원 이상의 차이로 벌어져 있습니다. 퇴직연금 규모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미래에셋증권이 17.09%의 증가세를 보인 반면 현대차증권은 5.94% 성장에 그쳤습니다. 현대차증권의 성장이 주춤한 데에는 자사 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퇴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현대차에서 정년퇴직한 직원 수는 약 2500명입니다. 현대차 노조 측은 작년부터 앞으로 6~7년 정도는 2500~3000명 정도가 정년퇴직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21년까지 1800~1900명 수준이었지만, 작년부터 급증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노조 측이 정년 연장을 강하게 요구하는 중입니다. 정년 연장이 이어지면 사실상 향후 5년간은 정년퇴직자가 없어지니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도 현대차 퇴직금 지급이 연기됨에 따라 더 가파른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죠.
 
대놓고 현대차 노조를 응원할 순 없는 현대차증권의 선택은 자사 계열사의 퇴직금 비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각화된 루트를 통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늘리는 방안이겠죠.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 측의 정년연장이 수용된다면 이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네요.
 
최성남 증권팀장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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