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늑장 개의와 파행으로 연기했던 내년도 첫 최저임금위원회가 다시 열렸지만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첫 전원회의에 참석한 근로자위원 측이 권순원 공익위원의 사퇴를 재차 요구하면서 날을 세웠고 권 공익위원은 "사퇴 의사 없다"며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또 내년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물가보다 낮은 실질임금을 거론하면서 '최저임금 1만2000원'을 요구했지만 경영계 측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지난달 18일 한 차례 파행을 겪었던 최저임금위원회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한 1차 전원회의를 진행했지만 인상률과 위원자격 놓고 날을 세웠습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첫 전원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사진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현장.
이날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은 모두발언에서부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근로자위원 측은 모두발언부터 공익위원회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습니다.
또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의 사과와 최저임금 1만2000원 적용을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 달 18일 최저임금위원회의 파행이 박 위원장의 책임이라는 겁니다. 또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 폭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하는 박준식 위원장과 공익위원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져버렸다"며 박 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또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의사를 밝히시기 바란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류기섭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이 지난 2년 연속 공익위원안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인상률은 물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실질임금 삭감안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난달 4일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2000원을 요구했다. 내수활성화의 첫 걸음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올해 노사공 모두 공감해서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결단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경영계 측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의 경영 안정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동결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총무는 "최근 경제성장률은 1% 중반대라는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24%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현실을 도외시한 주장으로 소상공인 등을 폐업으로 내모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이 녹록하지가 않다"며 "이번만큼은 급여를 주는 사업주의 입장을 반영하는 심의를 부탁한다. 업종별 구분적용에 대해서 올해는 진전이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퇴 요구를 받은 권순원 공익위원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권 공위원은 "사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남은 임기동안 공익위원 간사로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것에 기반해서 최저임금 수준과 관련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첫 전원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그래픽은 최근 5년간 연도별 최저임금 추이.(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