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현장+) 전기차 사고, 데이터 수집까지…'전기차진단기술센터'
국·도비 190억 원이 투입…전기차 고장 DB 구축 수행
입력 : 2023-05-07 오후 12:00:00
 
 
[제주=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의 부품을 직접 생산·개발하지 않고 전기차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입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전기차 고장 데이터를 통해 전기차 산업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은 기업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들은 이를 통해 더 나은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에 도움이 됩니다. 
 
제주에 위치한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의 제주본부입니다. 제주본부는 지난 2013년 제주대학교 내 R&BD(사업화 연계기술개발)협력단이 개소했습니다. 이후 제2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맞춰 제주본부 건립 추진이 이뤄지며 2015년 출범했습니다. 2019년엔 현재의 본부 건물 준공을 완료하며 신청사에서 본격적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주본부 (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센터는 2020년 4월부터 국·도비 190억 원이 투입된 '전기차 통합  유지보수 실증기반 구축사업'을 통해 각종 장비 및 전기차 고장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정비기술 보급 및 기업지원 등 애프터마켓 창출에 필요한 통합 유지보수 플랫폼 개발을 수행 중입니다. 
 
지난 3일 방문한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총 건물이 3개(연구생산동, 기숙사동, 연구동)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그 중에 연구생산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전기차진단기술센터라고해서 고장난 자동차가 널브러져 있는 일반 카센터를 연상했지만, 대학교 느낌이나는 공간이었습니다.
 
3일 방문한 전기차 진단기술센터 전기차 배터리 고장 실험실 입구(사진=표진수기자)
 
연구생산동에는 여러 종류의 전기자동차 장비가 있었습니다. 가장 처음에 눈에 띈 것은 배터리 고장분석 장비였습니다. 배터리 고장분석 장비는 임피던스 측정기, 방폭 항온항습챔버,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팩 성능 평가장비, 글러브 박스가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모터고장분석 장비가 위치해 있습니다. 이 장비는 모터 고장모사용 분석 시뮬레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기차 진단기술센터라는 명칭답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기차 개발센터와는 사뭇달리 고장분석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3일 방문한 전기차 진단기술센터 전기차 주행재현 장비실(사진=표진수기자)
 
그 중에서도 전기차 시스템 고장분석 장비가 가장 시선을 끌었습니다. 전기차 시스템 고장분석장비는, 전기차 주행을 재현하는 장비로 롤러 위에 전기차를 올려놓고 전기차 전비 측정, 주행재현을 통한 전기차 성능평가, 고장유형, 차량고장, 부품고장 등을 평가했습니다. 실제 주행 시험을 보니 모니터상으로 커브길 등 다양한 지형을 달리면서 각종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고 있었습니다.
 
한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연구원은 "연구적인 측면에서 사고가 많이 나면 좋은데, 사고가 나기를 바랄 수는 없다"며 웃음을 짓기도 했습니다. 연구를 위해서 주행 중인 차량이 사고가 발생해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에 주행 중인 실험 전기차 레이더 화면 . (사진=표진수기자)
 
제주본부의 역할 중 가장 최근 더욱 중요성이 높아진 분야는 바로 전기차입니다. 실제 올해 3월 기준 제주도의 전기차 수는 전체 자동차의 약 5.0%인 3.4만대로 보급률 면에서는 국내에서 제주도가 가장 높습니다. 반면 보급률에 비해 정비업체 부족 등 애프터마켓 인프라가 부족해 수리 및 정비에 대한 사용자의 불만이 높아 전기차를 진단하기 최적화된 곳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이 센터에서는 주행 전기차의 방대한 시험데이터를 수집하고, 주요 전장품 분석을 위한 평가체계를 구축하는 등 실차 및 부품의 성능평가와 진단을 위한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주행차량 200여대의 실시간 주행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등 2TB 분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진단기술 및 PHM(고장예지 및 건전성 관리기술)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팩의 성능을 평가하는 시험 장비 모습(사진=한국자동차기자협회)
 
특히 전기차진단기술센터는 직접적인 부품 개발 및 생산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활용한 산업 촉진을 가능하게 합니다. 수집되는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개선 및 보완점을 분석함으로써 기존 부품 제조기업 및 전기차 서비스 기업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더 나은 성능의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을 이어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기차를 운행하는 이용자들의 안전성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전기차 관련 제품설계, 시제품 개발, 공정설계 및 특성분석 등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을 지원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역량 강화를 돕기도 합니다. 총 18회에 걸쳐 246명에게 전기차 정비 및 안전관리기술 교육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홍영선 전기차진단기술센터 센터장은 "전기차에 대한 각종 검사, 진단·정비, 수명예측 및 유지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센터가 확보한 전기차 생애주기 DB를 바탕으로 향후 수소전기차 주요부품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등 미래자동차 산업구조로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