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서울 구로차량기지의 광명시 이전이 사실상 전면 무효화됐습니다.
기획재정부가 9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서울 구로차량기지 광명시 이전 사업을 심의한 결과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구로차량기지 광명시 이전 사업은 추진된 지 18년 만에 마무리 지어질 전망입니다.
8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위원 7명이 삭발식을 단행했다. (사진=광명시)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전면 백지화
광명시는 이같은 결과에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 철회를 환영한다"며 "이번 기재부의 결정은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해도 국민 주권과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명백한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민주적으로 저항해 온 30만 광명시민과 당파를 초월한 지역 국회의원, 공직자들의 승리"라며 "삭발투쟁까지 한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그동안 광명시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이전 사업을 강행해 온 기재부와 국토부를 온전히 신뢰할 수만은 없다"고 꼬집으며 기재부와 국토부에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의 확실한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서울 구로차량기지는 지난 1974년 수도권 전철이 개통된 이래 4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량사업소입니다. 초기 차량기지는 서울의 끝자락에 위치했지만 서울의 발전과 함께 구로기지 주변도 점차 도시화 돼 현재는 도심 속 기피시설로 전락했습니다.
이에 구로차량기지 이전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2009년 광명시로의 이전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초반 광명시는 지하철역 신설과 차량기지 지하화를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돼 이전 반대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구로차량기지 광명시 이전 논의…광명시민 반대 거세
이후 광명시와 광명시민들은 구로차량기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시장은 국회와 경기도에서 차량기지 이전 반대 기자회견을 여는 등 입장을 표명했고, 타당성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구로차량기지 광명이전반대공동대책위원회 위원 7명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삭발식을 단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대표명에 나섰습니다.
광명시는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과 함께 논의됐던 구로~하안~노온사 입출고선의 대안으로 '신천~하안~신림선' 등의 철도계획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 18년간의 구로차량기지 추진 경과를 백서로 제작해 시민 보고대회를 여는 등 지방자치시대 시민 주권을 수호한 기록으로 남길 예정입니다.
박 시장은 "광명시 개청 42년사를 관통한 고난과 역경에도 광명시민과 광명시는 참여와 단합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을 이뤘다"며 "광명시 전역에서 시민들이 보여줬던 항쟁의 들불을 광명시 미래를 위한 환한 등불로 다시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박승원 광명시장이 광명시 밤일마을 일대에서 구로차량기지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승원 광명시장 SNS)
광명=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