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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100%의 업보
입력 : 2023-05-11 오후 3:12:11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김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국민 여론조사를 뺀 3·8 전당대회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여권이 지지율 악재에 부닥치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 “당심 100%로 전당대회가 치러진 것부터 시작됐다. 결국 민심에서 멀어져 버리게 됐다”라며 자조적 평을 내놓았습니다. 부랴부랴 민생 행보에 나섰지만 여당 지지율의 낙폭은 이미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연동됐습니다. 여기에 강성 지지층을 지나치게 의식한 지도부의 발언까지 쏟아지면서 ‘당심 100%’ 룰이 업보로 돌아왔습니다. 
 
‘당심 100%’ 룰은 일반 국민 여론조사의 지지로 선출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마찰을 빚은 인사 대신 오롯이 윤심(윤 대통령 의중) 100% 당 대표를 뽑기 위함이었죠. 당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일반 여론조사를 없애면 민심과 거리가 멀어진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친정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당심 100%’ 룰을 강행하며 ‘퇴행적’ 행보를 예고했습니다. 그러나 총선을 1년 앞두고 좀처럼 잡히지 않는 중도층 표심을 의식한 것일까요. 연이은 설화에 휩싸이며 지도부 리스크가 불거지자 윤리위원회는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당원권 정지 3개월을 결정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김 최고위원과 태 의원의 윤리위 징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당원 100% 투표로 선출해 놓고 이제 와 민심 이반 행위라면서 문제 삼는 게 과연 맞느냐는 주장입니다. 
 
이들의 윤리위 징계 심사가 진행된 지난 10일 이 전 대표는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사상을 징계한다는 것은 어렵다. 전당대회 선거 때는 선관위에서 후보 자격 박탈하지 않고 약한 징계를 줬는데 이제 징계한다고 하면 그때와 지금의 기준이 뭐가 달라졌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결국에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당 대표 몰아내려고 했던 것들 아니면 전당대회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안 맞는 사람이 있으면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했던 것들. 이게 다 내부에 난사한 것 아닌가”라며 “’내부 총질’이라는 네 글자를 띄운 사람들이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직격했습니다.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논란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에도 여야의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지난 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 11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49.1%와 31.1%로, 18%포인트 차였습니다. 같은 여론조사기관의 지난주 조사 땐 민주당 46.3%, 국민의힘 34.1%였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미 당과 대통령실의 혼연일체로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이념에 반하는 지도부의 모습에 태 의원의 ‘녹취록 논란’이 쐐기를 박아버린 상황에서 윤리위의 징계가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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