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이성만 무소속 의원을 시작으로 현역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합니다. 검찰은 이 의원을 통해 돈봉투 살포 경로를 구체적으로 추궁한 뒤, 윤관석 무소속 의원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19일 오전 9시 이 의원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윤 의원 조사를 목표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의 경선 캠프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할 자금을 마련하는 데 관여한 혐의, 윤 의원은 현역 의원들에게 돈 봉투 살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은 공여자인 두 의원을 상대로 돈봉투 살포 과정과 자금 출처, 수수자 명단 등에 대해 추궁할 방침입니다.
왜 이성만 먼저 소환?
이 의원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조택상 인천시 전 정무부시장과 공모해 지역본부장들에 줄 정치자금 1000만원을 기부 받은 혐의가 있습니다.
현재 강 전 위원이 구속 상태에서 연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그가 지역본부장에게 돈을 건넨 점 등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 의원을 대상으로 진술이 일치하는 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금 조달책으로 지목된 강 전 위원을 구속한 상태에서 다른 피의자 소환이 수사의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윤관석 혐의가 더 크다
윤 의원은 금품 살포를 권유하고 직접 뿌리기도 하는 등 이 의원보다 혐의가 더 짙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윤 의원이 6000만원을 300만원씩 20개의 봉투에 나눠 담아 현역 의원들에게 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윤 의원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공여에 관여한 액수로만 따지면 이 의원보다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한 셈입니다.
강 전 위원 또한 검찰 조사에서 돈봉투 살포 대상에 대해 "윤 의원이 안다면 알 것"이란 취지로 진술했는데, 이번에 이 의원 조사로 윤 의원에 대한 혐의 다지기가 들어간다면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향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은 윤 의원이 돈봉투를 의원 10~20명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자금은 강 전 위원이 마련해 윤 의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송 전 대표의 전 보좌관이었던 박모씨가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검찰은 최근 박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토대로 윤 의원에 대한 검찰 조사 강도는 한층 날카로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수사는 작은 것에서 큰 쪽으로, 윗선으로 뻗어간다"며 "돈봉투 공여자들을 통해 수십명의 수수자들을 특정하기 위해 검찰은 빠른 시간 내 혐의를 계속 보강해 윤 의원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돈봉투 살포의혹을 받고 있는 이성만 의원(가운데)과 윤관석 의원(왼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 마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