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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하투’…NH투자증권, 임금협상 대규모 투쟁 예고
NH, 통단협 참여 증권사 중 유일하게 임단협 난항
입력 : 2023-05-1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하투'가 돌아오면서 대형 증권사의 노동조합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 노조 중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아직 마무리가 안된 곳이 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인 데가 NH투자증권입니다. 노조는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대규모 투쟁도 불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 통단협 7개사 중 유일하게 합의 못해 
 
지난 4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업종본부 소속 7개 지부는 사측과의 2022년 통일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사무금융서비스노조에 소속된 증권사는 교보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등 7개사로 한국투자증권은 작년부터 빠졌습니다.
 
작년 8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노조와 사측이 만나 실무교섭 및 간사단 교섭 등 총 17차례를 진행했는데요. 연봉 인상률을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최종 통단협에서 임금은 총액 대비 3%+@(플러스 알파)라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습니다.
 
이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소속 7개 증권사 중 6개 증권사는 통단협의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노조와 사측이 임단협 최종합의를 타결했는데요. NH투자증권만 유일하게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았습니다. 통단협은 사무금융서비스노조에 소속된 증권사들이 함께 진행하다 보니 다소 늦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NH투자증권의 경우 2020년도분에 대해서도 2021년 7월에 임단협을 최종 타결한 바 있습니다.
 
사측 "무리한 요구안" vs 노조 "물가상승률 고려해야"
 
이번 NH투자증권 노조와 사측의 임단협 쟁점은 '플러스 알파' 부분입니다. 작년 증시가 부진하며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은 대부분 감소했는데요. NH투자증권도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9.7% 줄었습니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이 4분기에 적자 실적을 기록할 때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136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이어갔죠.
 
노조 측은 업계 전체적으로 부진한 실적 속에서 4분기 실적을 선방한 점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통단협에서 마련된 가이드라인인 3% 플러스 알파를 최하단으로 놓고 플러스 알파 부분에서 사측과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금 총액 대비 3%는 7개 증권사가 일괄적으로 적용하지만 플러스 알파 부분에서는 각 사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데요. 증권업계 노조 관계자는 "플러스 알파를 적용하는 증권사들은 200만원 이상의 일시급을 지급하기로 합의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플러스 알파에 있어선 최하단 기준이 200만원이라는 뜻이죠. 이 부분에서 NH투자증권 노조와 사측의 갈등이 생긴 겁니다.
 
NH투자증권 사측은 "NH투자증권을 제외한 6개 증권사는 통일단체협약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최종합의 했다"며 "NH투자증권 노조는 통단협 가이드라인을 무리하게 상회하는 수준의 요구안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최하단 200만원보다 더 많은 수준의 일시급을 요구했다는 것이죠.
 
노조 측이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부분은 물가상승률입니다. 국내 물가상승률은 2018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누적 11.6%를 기록했는데요. 특히 2021년 2.5%에 이어 작년엔 5.1%가 오르며 최근 2년간 높은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NH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에 비해서 임금이 안오르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두고 사측을 설득하는 중"이라며 "최근 2년 동안 물가가 오른 것에 비해 임금상승률 3%는 낮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노사, 조정 회의 기간 돌입
 
사측은 NH투자증권의 평균 연봉이 타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NH투자증권 사측은 "NH투자증권은 이미 통단협 참여사 중 최고 높은 수준의 임금을 보이고 있음에도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2021년에는 4%대의 임금을 인상한 바 있어 당사의 임금수준이 물가상승률 대비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작년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의 평균 연봉은 1억4987만원인데요. 그 중 NH투자증권의 전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6929만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전년 대비 연봉 인상률도 한국투자증권(13.7%)과 함께 9.8%로 상승세를 보였죠. 미래에셋·삼성·KB증권은 전년 대비 연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조는 사측의 지적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노조 측은 "고임금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리스크 부담이 있는 업무를 많이 한다"며 "금융회사의 복지가 좋고 급여가 높은 것은 산업의 특성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NH투자증권의 노조와 사측은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 측이 교섭을 결렬하겠다 전하며 조정회의 기간에 들어갔습니다. 사측은 "단 한 차례의 실무교섭 후 노조가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신청했다"며 "회사는 충분한 교섭을 통해 최적의 합의안이 나오길 희망한다"고 전했습니다.
 
노조 측은 파업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상황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회의하듯이 합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요구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요구할 것"이라며 "사측의 경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투쟁에 나서는 것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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