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국제 가격이 상승하는 등의 영향으로 물가 불안 우려가 있는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율을 다음 달부터 인하합니다.
이미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는 돼지고기와 고등어의 물량을 늘리고 설탕의 할당관세는 추가 인하합니다. 소주 등의 원료로 주류 가격 인상 압박의 요인이 되고 있는 조주정의 할당관세도 연장합니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무회의'를 열고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율을 6월 초부터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야외 활동과 외식 증가로 수요가 늘고 있는 돼지고기는 유럽산 수입 단가 상승 등으로 공급이 줄면서 가격 오름세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달 삼겹살 가격은 평년보다 약 17%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대 4만5000톤까지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할 예정입니다. 다만 수입량 급증에 따른 가격 하락 등 국내 양돈농가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수급 상황을 점검하면서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조절할 방침입니다.
올해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평년보다 크게 상승한 고등어의 경우는 2차례에 걸쳐 기본세율 10% 대신 0%의 할당관세를 이미 적용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주요 수입처인 노르웨이의 지난해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국내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등어의 할당관세 적용 물량은 국내 조업 어가 피해와 조업 성수기 등을 고려해 1만톤, 기한은 8월 말까지로 한정합니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무회의를 열고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율을 6월 초부터 대폭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대형마트 내 정육 판매대. (사진=뉴시스)
국제 설탕 가격은 인도, 태국 등 상반기 주요 생산국의 작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를 보여온 품목입니다. 5월 말 현재는 역대 가장 높았던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최근 런던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톤당 설탕 가격은 699달러로 전년보다 28.4% 뛰었습니다. 이는 최근 5년 동안의 가격보다 69.4% 급증한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설탕 할당관세율을 기존 5%에서 0%까지 추가로 인하합니다. 또 기본관세율이 3%인 원당도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합니다.
6월 말까지 0%의 할당관세를 적용 중인 기본관세율 10%의 조주정도 하반기까지 연장합니다.
옥수수와 팜(Palm) 등에서 기름·바이오에탄올을 추출한 부산물인 주정박과 팜박도 평년과 비교해 국제 가격이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기본관세율 2% 대신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합니다.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크게 생강은 하반기 높은 가격대를 예상해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1500톤 증량합니다. 다만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격적인 수확기 이전인 9월 말까지로 한정합니다.
생강은 현재 저율관세할당(TRQ) 1860톤 이내 20%, 초과 시에는 377.3%의 세율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측은 "일부 농·축·수산물의 경우 단기적인 수급 불안과 국제 가격 상승에 따른 파급 효과로 최근 가격이 인상되거나 하반기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정부는 물가 불안 품목의 관세율을 인하해 서민 먹거리 부담을 완화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연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30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22회 국무회의를 열고 8개 농·축·수산물의 관세율을 6월 초부터 대폭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대형마트 내 설탕 판매대.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