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유명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이 국내에 속속 상륙하면서 버거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 버거 시장은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 위주의 경쟁 체제를 형성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앞다퉈 국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면서, 버거 업황의 판도 자체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이 같은 버거 시장의 변화는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신규 먹거리에 대한 요구 증대, 프리미엄 라인업을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취향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4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전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764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18년 2조9006억원 △2019년 3조256억원 △2020년 3조1163억원 △2021년 3조4676억원으로 시장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죠.
프리미엄 버거들의 국내 도입도 가속화하는 분위기입니다.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3대 버거'로 유명한 '파이브가이즈(Five Guys)' 1호점을 이달 말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오픈합니다. 무엇보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그룹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직접 주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데요.
1986년 개업해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파이브가이즈는 정식 명칭이 '파이브가이즈 버거즈 앤 프라이즈(Five Guys Burgers and Fries)'일 만큼 땅콩기름에 튀겨낸 프라이즈가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미국 전역 곳곳에서 볼 수 있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선호한 버거로도 알려져 있죠.
역시 미국 3대 버거로 불리는 '인앤아웃(In-N-Out)'도 지난달 말 오픈한 팝업 스토어에서 엄청난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인앤아웃이 팝업 스토어를 연 것은 지난 2012년, 2015년, 2019년에 이어 4번째인데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4시간만 운영했음에도 수백명의 인파가 몰렸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콜로라도주 등 서부 지역에서만 매장을 볼 수 있는 인앤아웃은 아직 우리나라에 공식 매장은 없는데요. 미국에서 가성비가 높고 감자튀김이 신선해 매우 인기 있는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이 같은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의 본격적인 국내 상륙은 지난 2016년 SPC그룹이 '쉐이크쉑(Shake Shack)'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것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당시 국내 최초의 미국 3대 버거라는 점과 제대로 된 수제 버거라는 점을 강조한 쉐이크쉑은 1호점부터 '오픈런'을 만들어내며 이후 프리미엄 버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죠. 현재 쉐이크쉑 매장은 전국에서 25곳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햄버거에 대한 개념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햄버거는 과거 전형적인 패스트푸드, 정크푸드 등으로 치부됐습니다. 하지만 우수한 품질의 쇠고기 패티와 냉장 재료 활용, 독특한 시그니처 조리법 등이 가미된 프리미엄 버거들이 등장하면서 햄버거가 하나의 요리로 정착해나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 엔데믹 시기가 도래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지향성이 높아지면서 햄버거라 해도 값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버거 브랜드들이 속속 상륙하는 것도 이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의 '인앤아웃' 팝업 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줄을 선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