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해외법인 유보금을 활용해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확대 등에 이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에 해당하는데요.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영향도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보다 4.6배 늘리고 이를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59억달러 한화로 약 7조8000억원을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차 양재 본사(사진=현대차)
올해 현대차와 기아, 모비스 등의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이 본사 배당액을 대폭 늘린 이유는 최근 2년 동안 경영실적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본사 배당을 늘린 현대차 해외법인에는 현대차 미국법인과 인도법인, 체코법인 등이 있고, 기아는 미국법인과 오토랜드슬로바키아, 유럽법인 등입니다.
현대차가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달러(약 2조8100억원)를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며, 기아는 33억달러(약 4조4300억원), 모비스 2억달러(약 2500억원)등 입니다. 전체 배당금의 70%는 상반기 내 본사로 송금돼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등에 본격적으로 집행될 에정입니다. 나머지 21%도 올해 안으로 국내로 유입됩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해외 자회사가 거둔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으로 '자본 리쇼어링'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번 자본 리쇼어링 추진 배경에는 정부가 국내 투자 활성화 취지로 개편한 법인세법 영향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해외 자회사의 잉여금이 국내로 배당되면 해외와 국내에서 무도 과세된 뒤 일정한도 내에서 외국납부세액이 공제됐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해외에서 이미 과세된 배당금에 대해서 배당금의 5%에 한해 국내 과세되고 나머지 95%는 면제됩니다.
배당금은 현대차의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에 주로 투입될 예정입니다.
또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 투자에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앞서 현대모비스도 유사한 방식의 리쇼어링을 한 바 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20년 해외 사업장을 울산으로 이전했습니다.
당시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은 총 3000억원의 투자로 들어서며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부품을 양산하는 한편, 직·간접 고용 1만명 수준의 고용 창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 아이오닉6 생산라인(사진=현대차)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