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카드사가 발행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4%대로 올라섰습니다. 카드사들은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요. 이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금리도 반등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금융기관채의 AA+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4.148%로 집계됐습니다. 한달 전만 해도 해당 금리는 3.929%를 기록했는데요. 그간 3%대 유지하다 지난달 23일 4%대(4.010%)를 넘어서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채는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가 발행하는 채권입니다.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채권시장이 경직됐던 지난해 11월 6%까지 치솟았던 여전채 금리는 서서히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3월 중순 3%대로 내려왔습니다.
이에 따라 상반기가 끝나갈 수록 장기카드 대출(카드론) 금리를 내릴 수 잇는 여지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는데요. 여전채 금리가 반등하면서 카드론 금리 인하는 요원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진=뉴시스)
현재 전업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14.5%입니다. 특히 신용점수별 수수료율로 볼 때 저신용자에 해당하는 501점~600점대에서는 우리카드가 19.90%, 현대카드 19.34%, 신한카드 19.14%로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했는데요. 현재 카드론 금리는 올해 초보다 1%p 가량 소폭 떨어진 상태지만, 여전채 금리가 다시 올라갈 경우 카드론 평균 금리 역시 오를 수 있습니다.
카드사 수익성 악화로 인한 건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여전채 금리가 오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1분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 총 572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가량 급감했습니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채권 발행물량을 늘린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액은 2조18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1월 카드채 발행액은 1조6500억원입니다. 넉달새 약 1.3배가 늘어난 셈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올라가면 원가가 상승하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카드론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상승세가 지속되면 조만간 (카드론 금리가)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사·캐피탈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채권발행을 늘렸고, 카드사 실적이 안좋다보니 채권 발행 시 높은 금리로 발행되는 요인이 있다"며 "위험프리미엄때문에 (카드사)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있어 금리가 높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