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가상현실 공공행정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이 저조한 성적 끝에 외국인 대상 관광 플랫폼 등으로 활용방안 전환을 검토합니다.
서울시는 올 1월 세계 도시 최초로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당시 비대면 시대, 디지털 문화 확산, 가상현실 보편화 등 시대적 흐름 속에서 여느 도시보다 앞서 가상현실 속에서 행정서비스를 구현했습니다.
메타버스 서울 1단계에서는 경제·교육·세무·행정 등 5개 분야별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메타버스처럼 아바타들이 소통하는 것은 물론 정책 정보를 얻고 의견도 낼 수 있으며, 서울 주요 랜드마크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기업 교류나 민원서류 발급, 청소년 멘토링, 세무 상담도 가능하며, 단계별로 시정 전 분야 행정서비스가 구현될 계획이었습니다.
메타버스 서울. (사진=서울시)
최고의 발명품이라더니 앞다퉈 철수
2022년만 해도 국내외에서 최고의 발명품이라 칭송하던 메타버스의 인기는 올해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식었습니다.
첨단기술의 기치도 가상현실 플랫폼 메타버스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로 흐름이 넘어갔습니다.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등 적극적이던 해외 기업도 메타버스 사업을 철수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시의회도 자체 메타버스를 계획했으나 결국 불용 처리했고, 서울시를 따라 추진하던 지자체들도 대부분 접거나 관망으로 돌아섰습니다.
메타버스 서울. (사진=서울시)
이용자 하루 425명, 다른 활용방안 검토 중
메타버스 서울은 출시 150일이 다 됐지만, 앱 설치는 2만건을 갓 넘겼습니다.
일 평균 이용자 수도 425명에 불과해 사업 초기 동시접속자 수 3000명에 대한 확충 요구가 무색해질 정도입니다.
메타버스 서울을 통한 민원해결도 일 2.39건에 불과해 하루 1만건에 달하는 120 다산콜센터에 비해 초라한 수준입니다.
메타버스 서울의 잦은 오류와 장소 이동 때마다 50mb 이상의 과도한 데이터 소모,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 한계 등도 활성화를 발목잡았습니다.
올해까지 48억원, 2026년까지 405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으나, 저조한 발길에 추가 예산 투입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의 다른 활용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비록 실적이 저조하지만 가상현실의 미래가 여전히 유망한 상황에서 메타버스 서울의 활용가치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의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면서 서울을 접하지 못한 외국인들이 관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로서의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또한 챗GPT가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를 메타버스 서울에 접목 가능한 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관광에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외국인들에게 좋은 서울에 대한 인상을 심고, 관광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통로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게임 체인저로 등극을 했는데, 메타버스를 생성형 인공지능과 접목할 방법은 없는지 모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