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재점화되고 있는 한한령(한류 제한령)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중국내 자동차 판매 라인업을 축소하고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에 집중하기로 했고, 기아는 중국 특화 전기차 모델 EV5 등을 앞세워 점유율 확보에 나섰습니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사업 재편에 나섭니다. 판매 라인업을 13개 차종에서 8개 차종으로 축소하고 공장도 추가 매각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기아 중국기술연구소 소장 파투쉬카 총경리가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에서 상해 디지털 연구소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고급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 위주로 정비할 계획입니다. 또한 고성능 차량인 N 브랜드도 상하이를 중심으로 판매 활동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는 판매량을 늘리기 보다는 고부가가치 차량을 더 많이 판매해 수익을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수익성 제고와 이미지 개선을 추진해 반전을 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초 신형 전기차를 앞세워 중국 시장을 재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상황에 따라 점차 계획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계획을 바꾼 이유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미국 테슬라는 중국 비야디(BYD)에 현지 1위 자리를 내줬으며, 니오·샤오펑 등 후발 주자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아는 EV6를 시작으로 매년 1종의 전기차를 중국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6종의 전기차 라인을 구축하고 2030년까지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40%를 전기차로 채울 예정입니다. 중국에 전기차 특화 모델 EV5 등 전기차를 전면에 배치될 전망입니다. 이를 통해 점유율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는 EV6 등 친환경차는 이미 해외에서도 입증됐다"면서 "전략형 모델을 통해 판매 점유율을 우선 적으로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을 포기 못하는 이유는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2600만대(2023년 기준)에 육박하는데 이는 세계 최대 규모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시장은 과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5위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서 다시 한한령 우려가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은 2017년 사드 사태로 판매량이 급감한 전례가 있는 만큼 중국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중입니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27만3000대에 그쳤습니다. 기아 13만대를 포함하면 총 40만대입니다. 2016년 판매량이 180만대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급격하게 감소한 수준입니다. 점유율 또한 지난해 1%대로 떨어졌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을 올려줘야하기 때문에 제네시스 같은 프리미엄 모델과 입증된 전기차 등 전략 모델을 통해서 시장 점유율을 올려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