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프로야구(KBO)에서 용병 교체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화이글스엔 부진으로 퇴출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대체 용병 타자 닉 윌리엄스가 새로 왔고, 기아타이거즈에선 용병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와 숀 앤더슨을 내보내고 마리오 산체스와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습니다.
용병의 성적이 시원치 않자, 구단이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교체라는 결단을 내린 겁니다. 한화와 기아 말고도 용병 교체를 고민하는 구단은 수두룩합니다. 그만큼 한국 프로야구에서 용병이 활약하기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2023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한화 윌리엄스가 투런 홈런을 때린 뒤 이진영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본적으로 한국 리그에서 꽤 좋은 용병을 영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 용병을 영입할 때 협상 금액 상한선이 100만 달러로 고정돼 있는데 이 금액으로는 일본 프로야구 리그와 경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한국 리그의 용병 영입 금액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용병들은 처음 협상에 나설 때 100만 달러부터 제시합니다. 구단 입장에선 100만 달러의 가치를 고민할만한 용병에게도 100만 달러를 부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 리그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양적으로 용병을 확대하고, 질적으로 좋은 용병들이 리그에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지 않는다면 결국 지난번 WBC에서의 참사가 되풀이 될 뿐입니다.
질적으로 좋은 용병을 영입하려면 금액의 상한선을 높이거나 없애야 합니다. 일본 리그와의 금액 경쟁이 두려워 상한선을 고집한다면 그저 그런 용병밖에 영입하지 못할 겁니다. 일본 리그에서 예전에 활약했다가 성적이 하락한 용병을 영입하는 일들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현 상황에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정말 하늘의 별따기일 겁니다.
또 보유 용병도 현재 3명에서 5명까지 늘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대 5명까지 보유하되, 실제 출전 선수는 4명으로 제한하는 것이죠. 현재 일본 리그에선 용병을 1군에 4명 출전시킬 수 있고, 2군 육성형 용병은 무제한 보유가 제도화 돼 있습니다. 1군에 출전하지 못하는 용병은 2군에서 실력을 가다듬게 되고요. 1군에 있는 용병이 성적이 안 좋을 경우, 2군의 육성형 용병이 1군에 입성할 수 있게 됩니다.
구단 입장에선 당장의 용병 교체가 필요할 때 2군에 있는 용병이 대안이 될 수 있고, 또 육성형 용병으로서 훈련을 통해 1군에 보탬이 되는 전력이 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과 준우승을 이룬 2006년과 2009년을 다시 그리워하기엔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집니다. 일본과 쿠바를 누르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08년의 영광을 다시 얻으려면 그때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합니다. 우선 용병 제도의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