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를 넘어섰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3주 만에 39.1%로 하락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40%를 넘어섰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가 다시 30%대로 하락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3주간 상승하던 윤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서울 4.7%p·PK 5.2%p '급락'
1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3일부터 7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30명에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9%포인트),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9.1%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주 대비 2.9%포인트 하락한 수치인데,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부정평가는 2.9%포인트 오른 58.0%를 기록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를 막은 건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해석됩니다. 지난 4일 40.8%로 집계된 윤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선언과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1박 2일 '국회 농성' 돌입 이후 34.9%까지 떨어지며 이틀 만에 5.9%포인트가 하락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양평 고속도로와 직접 연관성이 있는 '인천·경기'에서 한 주간 3.4%포인트가 하락해 35.9%를 기록했고 서울에서는 4.7%포인트가 떨어진 37.2%로 집계됐습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직접 영향권인 부산·울산·경남(PK)에선 5.2%포인트나 하락하면서 44.6%에 그쳤습니다, 대구·경북에서도 3.4%포인트가 떨어진 51.6%로 조사됐습니다.
이념 성향별로 긍정평가를 보면 보수층에선 6.8%포인트가 떨어져 64.4%를, 진보층에선 2.2%포인트가 떨어져 14.9%의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를 묶어보면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에서 비토 심리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K에선 부정평가가 9.8%포인트 상승했고, 60대 연령층에서는 5.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보수층 자체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5.8%포인트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책사업 백지화·후쿠시마 오염수…'총선 이슈'로 부상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정국 이슈로 부상하면서 여야는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 종점 인근에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 일가의 땅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민주당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프레임으로 역공에 나섰습니다. 지역 여론에 민감한 사안인 만큼 주민투표·여론조사 등 출구전략도 찾고 있습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먼저 사과를 하면 재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문제의 본질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임을 분명히 하며 '국정농단·권력형 비리'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형"이라며 "대통령실과 장관을 포함해서 어느 선까지 사태가 개입된 것인지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에 대해서도 이를 철회하고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대통령 공약 파기 사례에 또 하나를 더하지 말고 원안 추진을 조속히 선언해서 혼란을 중지시키기 바란다"며 "이건 국토부 일이 아니라 대통령이 관장한 국가의 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즉시 나서서 이 사태를 정리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한편 여야는 오는 17일 원 장관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불러 특혜 의혹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가질 예정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