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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월 25일 17:5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ABL생명이 투자영업에서 높은 운용자산이익률로 이차손실을 방어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부문의 이익창출력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금융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영업손익이 상쇄된 탓이다. 높은 적립이율로 보험금융비용이 많이 잡힌 영향인데, 회사 측은 5월 이후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생보사 중 운용자산이익률 최고 수준…안전자산 비중도 높아
25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지난 1분기 기준 운용자산이익률이 3.3%로 나타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기 전인 지난해 동기(IFRS4 기준)와 비교했을 때 수치가 다소 줄었지만 비교적 높은 이익률을 보유 중이다.
ABL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업계 평균 대비 0.5%p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3.8% △2020년 3.6% △2021년 3.9% △2022년 4.0% 등으로 확인된다. 특히 지난해는 생명보험 업계서 운용자산이익률이 유일하게 4%대를 기록했다. 생명보험사 23곳의 평균은 3.1% 수준이다.
ABL생명 본사. (사진=ABL생명)
장기채권 중심의 보수적 자산운용으로 보유이원을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ABL생명의 안전자산 비중은 지난해 기준 64.0%(10조3783억원) 수준으로 나타난다. 안전자산은 현금과 예금, 국공채와 특수채, 금융채, 보험약관대출 등으로 구성된다.
국공채와 특수채가 9조3888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16조2100억원)에서 57.9%를 차지했다. 안전자산 비중은 생명보험 업계 평균 대비 10%p, 국공채·특수채 비중은 15%p 높은 것으로 계산된다. 피어(Peer)그룹 대비로는 각각 15%p, 22%p 높다.
올해 1분기 운용자산(16조4861억원) 구성은 △국공채·특수채 57% △국내 일반채권 6% △외화채권 3% △수익증권 및 기타유가증권 21% △일반대출 8% 등으로 집계된다. 채권 운용의 비중은 약 65%다.
보험금융비용 부담 높은 탓에…저조한 투자손익 성과
ABL생명은 지난해 구 회계기준(IFRS4)에서 보험손익 –1조440억원에 책임준비금전입액(비용 처리) –3310억원(환입), 특별계정수수료손익 866억원 등으로 보험 관련 수지가 –6264억원이었다. 이를 투자손익 6519억원으로 보전하면서 당기순익은 12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IFRS17에서는 보험손익과 투자손익 계산법이 달라졌는데, 보험손익 항목에서 비용 처리했던 책임준비금전입액이 투자손익 항목으로 이동해 보험금융비용으로 계상된다. 이에 따라 투자손익은 기존의 자산운용 관련 손익인 투자영업손익과 보험금융비용으로 구분된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금융비용이 책임준비금전입액과 완전히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보험부채에 부리되는 이자비용인 만큼 대략적으로 봤을 때 혹은 큰 틀에서는 유사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라면서 "책임준비금이 늘어나는 정도와 유사하다"라고 설명했다.
ABL생명은 지난 1분기 투자손익으로 63억원을 거뒀다. 투자영업손익이 2437억원이고 보험금융비용이 2374억원이다. 보험손익의 경우 발생주의 인식 전환 효과로 170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당기순익은 101억원(영업이익 233억원)으로 나타난다.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금리상승으로 인한 보유이원 상승 전망, 대체투자 관련 투자성과 개선, 보유 부동산 매각 등으로 운용자산이익률 상승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라면서도 "그럼에도 보험금융비용 부담으로 투자손익을 통한 이익창출력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4% 수준의 부담이율 발목…고금리확정형 보험계약 부담
보험부채 이자비용이 투자 부문에 반영되지만 투자손익이 이전보다 꼭 나빠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실제 다수 생명보험사는 지난 1분기 IFRS17 체계서 큰 폭의 투자손익 개선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IFRS17과 함께 적용된 IFRS9 영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IFRS17이 보험계약(보험부채)에 대한 회계기준이라면 IFRS9은 금융상품과 연관된다. IFRS9이 도입되면서 투자영업 부문에서 금리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데, 당기손익으로 인식하는 금융자산 비중이 상승한 결과다.
ABL생명의 경우 투자영업손익이 이차손실을 방어하고 있지만 보험금융비융을 초과하는 투자손익 규모가 적게 잡히고 있다. 이익창출력 개선에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ABL생명은 보험금융비용이 큰 편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해당 보험사의 부담이율이 4%(지난해 기준) 수준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ABL생명은 고금리확정형 보유계약에 대한 부담이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보험료적립금 가운데 적립이율 4.5% 이상에 잔존만기 10년 이상인 장기 고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이 30.0% 수준으로 높다.
ABL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채부담 금리는 시장 금리 할인에 따라 내부적 산출 기준 3.5% 수준으로 내려갔다. 보험금융비용 부분에서도 1분기보다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5월말 기준으로 투자손익이 크게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