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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입력 : 2023-08-01 오후 6:12:51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2002년 KT 이동통신사업의 전신인 KTF 광고 카피 중 하나입니다. 광고 속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됐는지 기억은 희미하지만, 일상에서 종종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대개 새로운 도전이나 시작을 앞두고 나이가 핑계가 될 수 없다라는 의미로 사용하거나 어른답지 못한 경우를 보게 됐을 때 나이가 들었다고 모두 어른은 아니다 정도의 의미로 통용되곤 합니다. 유독 나이에 민감했던, 어쩌면 지금도 민감한 우리나라의 나이문화에 대한 정면돌파용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나이 이슈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슈의 귀결은 대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입니다. 어떤 행위에 있어 나이로 인한 차별을 두지 말라는 얘기죠.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 고시에 따른 고령자 우선고용직종이더라도 지원받을 때 나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습니다. 대구광역시의 한 대학이 고령자 우선고용직종인 미화원·경비원·교통관리원·조경관리원을 뽑으면서 지원자의 나이를 고령자로 제한했는데, 다른 연령대의 지원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에 따른 차별이라고 인권위는 판단했습니다. 이 대학에 시정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KT의 20대 마케팅 중 하나인 Y대학. (사진=뉴스토마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나 통념과 다르게 나이로 혜택의 차별을 주고 있는 산업분야가 있습니다. 필수소비재로 인식되고 있는 통신서비스입니다. 국내 통신3사는 통계학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20대를 집중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가격에 민감해 알뜰폰으로 이동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세대, 혼인율 감소 및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 증가 속 향후 휴대폰, 인터넷, 인터넷(IP)TV 결합률 감소를 야기할 수 있는 현 20대, 좀더 넓게는 30대까지 이용자를 잡기 위해 이들만을 위한 파격 혜택을 내놓고 있습니다. 데이터 2배 제공은 기본이요, 로밍요금도 특별히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기업이 전략적 차원에서 20대 마케팅을 강화하는 차원이기는 하지만, 똑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차별적 혜택이 주어지는 게 썩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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