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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C 님비현상
입력 : 2023-08-18 오후 6:17:06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붐이 일고 있습니다. IDC는 기업의 전산시설을 위탁 관리하는 곳인데요, 전산 설비나 네트워크 설비를 임대해주고,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과거 기관 간의 데이터 공유를 위해 생겼던 IDC는 인터넷의 등장, 장비 고도화와 함께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IDC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면서 여러 산업에서 뛰어들고 있습니다. 데이터는 끝없이 생성되는데 이 데이터를 모아 저장하고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 역할을 해줄 공간이 필요한 거죠. 최근의 IDC는 빅데이터를 수집, 저장하는 것은 물론 클라우드 컴퓨팅과 딥러닝에도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IDC 사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통신사 같은 기간통신사업자와 비통신사들로 나뉩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운영하는 IDC가 대표적이죠. 비통신사 중에는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LG CNS, SKC&C, 삼성SDS 등이 있습니다. 클라우드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IDC를 건립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IDC사업을 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술이나 인프라 측면에서는 분명 필요한 시설인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동네에는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하는 의견들이 나옵니다. Not in my backyard, 님비라고 하죠. 과거에는 공동묘지나 방사능 폐기장, 쓰레기 소각장 같은 곳에 님비 현상이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IDC 건립 예정지 근처에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라는 문구가 흔하게 보입니다.
 
LG유플러스가 2023년 3분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신규 IDC '평촌2센터'의 주경 투시도.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의 평촌2센터 IDC가 그런 상황입니다. 이번 IDC 평촌2센터는 연면적 4만450제곱미터로, 축구장 6개에 달하는 크기입니다. 지하 3층, 지하9층의 대규모인데, 들어서는 위치는 주거 밀집 지역은 아니지만 IDC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매립한 특고압선이 주거지역 앞으로 지나가는 것이 문제인데요. 
 
특고압선을 지중화한 구간은 7km인데, 이 과정에서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곳이 있었고, 인근 주민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죠. 특히나 특고압선이 지나가는 곳이 주거지역, 학교 앞 등이라 시민들의 불신이 더 커졌습니다. 
 
물론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한 기준을 맞췄고 그렇기 때문에 안양시의 허가를 받았지만, 주민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고압선 매립에 따른 전자파 우려를 지울 수 없고, 착공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소통도 부족했다고 지적합니다.  
 
현재는 LG유플러스가 특고압선 구간에 전자파를 차단하는 '차폐판'을 설치하면서 안전성을 높이는 것으로 주민들과 논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이처럼 IDC 건립을 놓고 불거진 갈등 상황은 부평, 용인, 평택 등에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에 운영되는 IDC가 146개인데, 이 중 수도권에 59%가 몰려 있고, 향후 2029년까지 신설 예정인 IDC의 약 86%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갈등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겠죠. 
 
IDC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분명 필요한 인프라일테지만, 님비 시설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IDC 사업자가 해당 지역, 인근 주민과 적극적으로 조율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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