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유통 업계의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연휴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업체들의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올 여름 잇따른 장마, 폭염, 태풍 여파로 작황이 악화하면서 유통 업계가 추석 선물 세트에 사용되는 과일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는 기존 주산지 외에 대체 산지를 확보하고 다양한 과일들로 품목들을 구성한 선물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선물 세트 사과로 이용되는 상품 등급의 홍로(10㎏) 평균 도매가격은 10만60원으로 1년 전(6만5665원)의 2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아울러 같은 날 기준 상품 등급의 원황 배(15㎏) 평균 도매가격은 5만4920원으로 1년 전(4만5070원) 대비 1만원 가까이 올랐습니다.
이처럼 추석 과일 가격이 급등한 것은 최근 변덕스러운 날씨로 전국에 걸쳐 농작물 침수와 낙과 피해가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집중 호우로 과수 농가 피해는 전국적으로 3042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무려 10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특히 복숭아(1418.8㏊)와 사과(537.9㏊)에 피해가 집중된 것이 특징인데요.
사과, 배, 복숭아의 경우 개화기 저온 피해에 따라 단수가 줄고, 최근 기상 악화 영향으로 전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사과 생산량이 작년보다 18.7%, 평년 대비 9.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배는 1년 전보다 21.8%, 평년보다 4% 줄어들 것으로도 관측했는데요.
이미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접수에 들어간 대형마트 업계도 이 같은 과일 가격 급등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사과와 배를 대체할 수 있는 과일 선물 세트를 늘리고, 특히 샤인머스캣이 포함된 혼합 세트 물량은 전년 대비 26% 확대했습니다. 또 롯데마트는 부자재 비용을 줄이거나 저가형 선물 세트 물량을 30% 늘렸습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요 산지의 작황이 좋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대체 산지를 많이 확대해 과일 물량 수급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추석 선물 세트에 이용되는 사과나 배뿐만이 아니라 샤인머스캣 등 과일의 품목도 다양화한 혼합 선물 세트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 홍로 사과가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