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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유신, 역대급 영업이익 뒤 감춰진 '불안감'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엔지니어링업계 중 독보적 실적
입력 : 2023-08-2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3일 17: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건설 엔지니어링 컨설팅사 유신(054930)이 올 상반기 동종업계에서 독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진행한 분양사업으로 ‘깜짝 수익’을 얻은 결과다. 다만, 본업인 엔지니어링 사업에서는 쪼그라든 실적을 남겨 일시적 분양사업이 끝날 경우 실적은 다시 하락세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부터 엔지니어링업계 독보적 실적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신은 별도 기준 매출 1871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4.3%, 영업이익은 79.7% 증가했다.
 
유신의 이같은 실적 성장세는 건설 엔지니어링업계 경쟁 상장사들과 비교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업계 1위’로 평가받는 도화엔지니어링(002150)의 경우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 2574억원, 영업이익 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7%, 24.2% 증가했다. 한국종합기술(023350)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매출 149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7억원을 기록하며 오히려 지난해 상반기보다 41.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경쟁사들과의 이 같은 실적 차이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유신은 올 상반기 8.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건설 엔지니어링사로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비해 도화의 영업이익률은 2.2%, 한국종합기술은 1.2%에 불과했다.
 
엔지니어링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건비와 외주비 등 비용 상승 여파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올 하반기 관급공사 발주 증가 움직임이 있어 수주 성과가 늘어날 순 있겠지만,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저조한 영업이익률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교서 성공적 분양…영업이익 '깜짝' 상승 비결
 
유신은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내 보유 토지를 활용한 분양 사업을 진행했다. 유신은 지난 2020년 8월 경기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소재 토지 및 건물을 교보자산신탁에 449억원에 양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도 목적은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이를 위해 유신은 교보자산신탁과 관리형토지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토지를 오피스텔로 개발해 토지 지분과 같이 분양 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실제 이 같은 내용을 공시한 다음달인 같은 해 9월 유신은 450실 규모 ‘e편한세상시티 광교’ 오피스텔 분양에 나섰고, 당시 평균 3.9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이달부터 이 오피스텔 입주가 시작되면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분양으로 인한 수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유신은 지난해 매출 3039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매출은 2021년 대비 15.9%, 영업이익은 무려 161.5% 증가했다. 2022년 기록한 영업이익률도 6.8%로 올해 상반기보다는 낮지만, 업계 평균치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20년 25억원, 2021년 79억원에서 단숨에 200억원대로 올라섰다.
 
영업이익 대부분 분양 수익…본업 이익 크게 줄어
 
지난해 기록한 매출 3039억원 가운데 주력 사업인 용역부문에서 2446억원, 분양부문에서는 592억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209억원 중 무려 92.8%인 194억원이 분양부문에서 나왔다. 용역부문에서 거둔 이익은 13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용역부문에서 기록한 영업이익 9억원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영업이익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적은 실정이다.
 
이같은 ‘불균형’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870억원 중 용역부문에서는 75.9%인 1421억원이 발생했지만, 영업이익 167억원 가운데 용역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11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전년 동기 대비 22.8% 감소한 것이다. 나머지 영업이익 155억원은 모두 분양부문에서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신의 분양 수익으로 인한 실적 확대가 경쟁사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는 동시에 우려도 낳고 있다”면서 “올 상반기까지 분양 수익이 대부분 반영된 탓에 하반기부터 상대적 실적 악화를 피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올 하반기부터 분양 수익을 배제한다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및 지자체의 공사 발주가 늘어 수주 성과 확대가 현실화한다고 해도 그동안 악화된 재무상태가 불안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유신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47억원) 대비 21.2% 감소했다. 단기기타금융자산 역시 지난해 상반기 671억원보다 26.3% 감소한 49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청구공사액 역시 2022년 상반기 518억원에서 올해 96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용역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여전히 요원한 가운데 원가 관리 여부가 하반기 실적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측된다. 올 상반기 매출 1871억원 중 매출원가는 1491억원에 달한다.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의 경우 같은 기간 21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151억원보다 41.0%나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유신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권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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