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비판적인 이들을 향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들을 비과학적이고, 싸워야 할 대상으로 싸잡아 매도한 겁니다. 오염수부터 이념 문제까지 전방위적으로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며 전임 정부와 야당, 언론을 향한 '적대적 대결관'을 더욱 노골화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3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건 (없고),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4일 일본의 오염수 방류 이후 이 문제를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입니다. 대통령실은 29일에도 오염수 방류 직후 조사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실증적 수치가 나오면서 가짜뉴스가 줄고 정치적 공격도 힘을 잃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야·언론 24시간 정부 욕"…이동관도 선전포고
윤 대통령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 비판적인 이들을 향해 '비과학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적대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연찬회에서 문재인정부와 야당, 언론을 향한 윤 대통령의 대결적 언사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문재인정부를 겨냥해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망하기 전 기업을 보면 껍데기는 화려한데 인수해 보면 안이 아주 형편없다"며 문재인정부를 부실기업에 비유했습니다. 더 나아가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서 막 벌여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란 표현까지 썼습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야당은) 뒤로 가겠다고 한다"며 야당과의 협치도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언론도 지금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며 언론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도 취임식에서 공영방송을 표적 삼아 '노영방송'이라고 비판하며 언론에 공격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인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무회의 곳곳서 '문재인정부 때리기'
윤 대통령의 문재인정부와 야당에 대한 비판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 단호하게 배격", "지난 정부는 보 해체에만 집중하고 하천 준설과 정비는 소홀", "선거 매표 예산 배격" 등을 언급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기조를 설명하며 "정치 보조금 예산, 이권 카르텔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무차별 범죄 대응을 위해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응 차원에서 "국산 수산물을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총 7400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