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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먹을 것 없는 유증…비싼 신주인수권
신주인수권증서, 5거래일 후 상폐…유증 참여 못하면 휴지조각
입력 : 2023-09-0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신주인수권증서(R)가 급등하면서 유증 흥행 여부가 주목됩니다. SK이노베이션R이 보통주 주가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유증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신주인수권증서의 경우 상장 기간이 짧고 보통주의 가격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데요. 단타 거래로 확보한 신주인수권증서가 상장폐지 된 이후 유증 참여 자금이 부족하게 되면 증서는 말 그대로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됩니다.
 
신주인수권증서 이상급등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1일 SK이노베이션R은 0.26% 상승한 3만785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25일 상장한 SK이노베이션R은 상장 당일 시초가(3만1550원) 대비 최대 29.95% 급등한 4만1000원까지 올랐습니다. 급등하던 신주인수권가격은 이내 하락했지만 9.53% 상승한 3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죠.
 
SK이노베이션R의 가격은 상장 이후 5거래일 내내 상승했는데요. 지난 25일부터 마지막 거래일인 31일까지 총 19.97%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은 1.89%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신주인수권증서 가격이 급등하면서 SK이노베이션은 유증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덜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SK이노베이션R이 상장폐지 되기 때문인데요. 이날까지 SK이노베이션R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이라도 유증에 참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유증에 참여하지 않으면 신주인수권증서를 사는데 들어간 자금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신주인수권증서는 기업이 유상증자를 할 때 기존 주주가 신주를 먼저 배정받는 권리를 표시하는 증서를 말합니다. 신주인수권증서 10개를 보유하고 있다면 향후 유상증자에서 10~12개(초과청약 포함)의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습니다. 주식등락 폭에 제한이 없고, 상장 후 5거래일만 거래되기 때문에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됩니다.
 
유증에 참여하려면 반드시 신주인수권증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신주인수권증서는 주주 확정 이후 5거래일간 거래되며 이루에는 상장폐지 되는데요. 상장폐지 이후에는 거래가 불가합니다. 유증 참여의사가 없다면 신주인수권증서를 보유하고 있을 이유가 없는 거죠.
 
유증 참여 메리트 없어
 
아직 SK이노베이션의 발행가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선 SK이노베이션R의 가격이 과도하게 올랐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주인수권증서를 구매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보다 SK이노베이션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게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1차 예정발행가격은 15만8900원인데요. 전일 SK이노베이션R의 종가(3만7850원)에 발행가를 더한 가격은 19만6750원으로 전일 SK이노베이션 종가(17만7500원)보다 10.85% 비쌉니다. 유증참여가 웃돈을 주고 사는 셈이죠. 유상증자 참여의 경우 보유한 신주권증서 대비 최대 0.2주의 초과청약이 가능한데요. 
 
초과청약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SK이노베이션R의 가격은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R 10주를 매수해 신주 12주를 받는 가격은 228만5300원인데 반해 12주의 SK이노베이션 보통주 구매가격은 213만원이기 때문이죠.
 
SK이노베이션의 향후 확정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차 발행가액 산정 시 기준주가는 20만1980원이기 때문인데요. 현재 주가가 유지되더라도 신주인수권증서보단 보통주를 취득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현재 주가가 유지될 경우 확정발행가액은 14만5000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주인수권증서 가격을 평가 기준인 이론가격(주가에서 신주권증서 가격은 뺀 금액)을 생각했을 때 여전히 수익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증서의 성격에 대해 잘 모르는 단타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수하는 것은 유증 참여를 통한 신주 확보가 목적인데 최근 주식등락 폭 제한이 없는 신주권증서에 단타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습도 보인다”면서 “신주 발행가를 고려하지 않고 신주권증서를 구매한 투자자들의 경우 상장폐지 이후 신주 확보도 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단타투자자들의 수급과 함께 수급에 따른 주가 영향 없이 SK이노베이션을 매수하려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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