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신차 부재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르노코리아가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반등에 나섭니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AURORA)'에 사활을 걸고 내년 하반기 중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작으로 신차를 잇달아 투입할 계획입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3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하반기 오로라1(중형 하이브리드 SUV) 출시가 목표"라며 "다음달 프로토타입이 완성되는데 애초 계획 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31일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신차 출시 전략인 오로라 프로젝트는 '어두운 시기였던 과거를 지나 새로운 빛을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는데요. 오로라1을 시작으로 2025년 오로라2, 2026년 오로라3까지 개발, 생산할 방침입니다. 우선 내년 하반기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오로라1은 르노 플랫폼이 아닌 중국 지리(Geely·길리) 자동차그룹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이 적용됩니다.
드블레즈 사장은 "오로라1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넉넉한 공간감, 디자인 등으로 차별화할 것"이라며 "환상적인 차량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전기차인 오로라3도 국내에서 생산할 방침입니다. 2026년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부산공장에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설비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다만 본사인 르노의 부산공장 투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배터리의 국내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드블레즈 사장은 "전시차 생산을 위한 투자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시기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으로 지금은 오로라 1, 2에 집중하고 성공시켜야 할 때"라며 "배터리 공급을 위한 협력사도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LG와 르노그룹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 없이 오로라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르노코리아가 오로라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건 최근 몇 년간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인데요. 르노코리아의 올해 1~7월 내수판매량은 1만3975대로 전년동기대비 54.2%나 감소했습니다. 7월 판매량은 1705대로 지난 4월부터 3개월 연속 월 판매량이 2000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는 신차 부재가 꼽힙니다. 르노코리아가 현재 국내에서 생산·판매 중인 모델은 SM6, XM3, QM6 등 단 3종뿐입니다. 특히 SM6와 QM6는 2016년 출시됐지만 여전히 부분변경 모델만 나올 뿐입니다.
한국프레스센터 광장에 마련된 '르노 시티 로드쇼' 전시 및 시승존.(사진=르노코리아)
신차 부재를 극복하기 위해 르노코리아는 이날 오로라 프로젝트와 별개로 XM3, QM6의 상품성 및 가격 경쟁력을 높여 라인업을 재정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XM3의 경우 2024년형으로 업그레이드되며 하이브리드 모델에 일렉트릭 골드 컬러를 포인트로 삼은 새로운 디자인 패키지를 적용했습니다. 또 XM3 라인업 중 가장 높은 판매 비중(66%)을 차지하는 1.6 GTe 모델에 인스파이어(INSPIRE) 트림을 신규 추가했습니다. 9.3인치 디스플레이, 1열 통풍시트, 2열 열선시트 등이 적용됐고 가격은 2680만원입니다.
QM6 LPG 모델의 경우 가격이 LE 2840만원, RE 3170만원으로 기존 보다 150만원 가량 낮췄고 2인승 SUV 모델 'QM6 퀘스트'에는 2495만원의 밴(VAN) 트림을 추가했습니다.
드블레즈 사장은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기존 차량의 업데이트와 가격 조정을 통한 이번 '가성비' 전략은 경쟁사를 압도한다"며 "XM3와 QM6의 품질, 콘텐츠 등은 동급 세그먼트 중 최고"라고 강조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