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규모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TS트릴리온(317240)의 자금 납입이 미뤄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모 방지 샴푸로 유명세를 탄 TS트릴리온은 재무구조 악화가 심화하면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경영권 매각을 전후로 TS트릴리온의 주가는 2배 이상 치솟은 상황입니다.
특히 TS트릴리온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에 오르게 될 제이유홀딩스의 정체가 불분명한데요. 전환사채(CB) 발행 역시 투자자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자금 납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겠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납입 이틀 남기고 연기…법인 실체도 불분명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TS트릴리온은 지난 5일 각각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CB발행의 납입일을 11월29일로 연기했습니다. 납입일을 2일 남겨둔 시점입니다. 앞서 TS트릴리온은 지난 6월 400억원의 자급조달을 공시하며 이날 7일 납입을 예정한 바 있습니다. 제이유홀딩스가 유상증자 200억원에 참여하며, 이노베이션바이오1호조합이 200억원의 CB를 인수할 계획이었습니다.
TS트릴리온은 경영권 분리매각과 함께 자금조달을 계획했는데요. 자금조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경영권 매각 이후 제이유홀딩스가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죠. 그러나 자금조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가 남습니다.
제이유홀딩스는 TS트릴리온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보입니다. 지난 4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매출은 없습니다. CB를 인수하는 이노베이션바이오1호조합은 납입일을 앞두고도 조합원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앞서 TS트릴리오는 CB발행 당시 “조합 출자자는 49인 이하로 구성할 것이며, 출자자가 확정되면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정정공시에서도 최대 출자자나 대표조합원에 대한 공시가 빠졌습니다.
자금조달 가능할까…채무상환 발등에 불
자금조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대부분의 자금이 채무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TS트릴리온은 조달 자금 중 3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TS트릴리온은 지난 2020년 12월 스팩합병을 통해 이전상장한 이후 실적부진이 이어졌습니다.
2021년부터 2년 연속 76억원, 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반기 1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매출은 전년동기(346억원) 대비 44.94% 급감한 190억원에 그쳤습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회사의 자금 사정도 악화했습니다. 올해 반기 기준 유동자산은 87억원으로 작년 말(131억원) 대비 33.42% 감소했는데요. 유동자산 대부분은 재고자산으로 바로 사용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3억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1년이내에 갚아야할 은행권 단기 차입금은 394억원으로 전년 말(249억원) 대비 58.22% 증가했죠.
TS트릴리온은 자금조달과 함께 경영권 매각도 계획했는데요. 경영권 매각이 완료되더라도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주발행이 아닌 구주 매각으로 양도 대금은 회사가 아닌 장기영 대표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담보실행 급히 막은 장기영 대표…구주 물량 오버행
(그래픽=뉴스토마토)
자금조달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자금조달 및 경영권 매각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최대주주인 장기영 대표는 위기를 넘겼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차익 실현이 가능할 전망이죠.
TS트릴리온의 경영권 매각은 지난 7월4일 중도금 납입이 완료된 이후 계약 변경과 잔금 납입이 미뤄지고 있는데요. 장기영 대표는 계약금과 중도금 납입이 완료되자마자 주식담보대출 대부분을 상환했습니다. 앞서 TS트릴리온은 지난 4월 주식 5014만주를 담보로 DGB대구은행,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상상인증권,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으로부터 123억원의 담보대출을 받았는데요. 지난 7월11일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차입한 80억원의 담보실행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담보로 잡힌 주식은 3100만주로 담보권이 실행되면 장대표의 지분율은 60.25%에서 27.43%로 줄어들 상황이었는데요. 장 대표는 담보실행을 앞둔 5일 중도금 100억원으로 해당 차입금을 상환했고 △에이스파트너스(1200만주) △해승아이앤씨(60만주) △알이에스(470만주) 등에 지분 18.32%(1730만주)를 양도하며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이스파트너스와 해승아이앤씨 등 일부투자자들은 2배 이상의 차익을 챙길 것으로 보입니다. TS트릴리온은 △천일실업 △에이스파트너스 △해승아이앤씨 △알이에스 △덕산1호조합 조합 등에 4500만주를 주당 750원에 양도할 예정인데요. 경영권 매각 이슈와 함께 TS트릴리온의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지난 6월 61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한달여만에 2190원까지 오르며 3배 이상 급등했죠.
구주 매매가격은 주당 750원으로 전일 종가(1440원) 대비 절반 수준인데요. 경영권 분리 매각으로 인해 변경되는 최대주주 천일실업과 특수관계자인 알이에스를 제외한 에이스파트너스, 해승아이앤씨, 덕산1호조합이 보유한 주식 2126만6667주(22.52%)는 즉시 주식 매도가 가능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외형을 숨기고 상장사를 인수하는 경우 회사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들이 있었던 만큼 투자회사 등 실제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최대주주 지분에 의무보유를 설정하고 있다"면서 "의무보유의 경우 변경되는 최대주주를 제외한 다른 양수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TS트릴리온의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TS트릴리온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