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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8일 16: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캐피탈 산업은 시중금리 상승과 부동산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다.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주요 영업환경 회복에 장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업자산 포트폴리오 조정도 불가피한 모습이다. 이러한 양상은 신용등급 구간별로 차이점을 나타낸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등급별 기준으로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는 비우호적인 조달환경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실적 저하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A급은 부동산금융을 포함한 고위험·고수익 자산 비중이 높은데, 수익과 재무 변동성이 그만큼 크게 나타날 우려가 있다. 유동성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반적인 지표 하향세가 불가피하다.
높은 비중의 부동산 포트폴리오…신용집중 위험도 우려
7일 여신금융 및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는 영업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금융이 주요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동산 담보 대출,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 관련 자산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AA급 대비 기초자산 구성도 열위해 질적 위험성이 큰 탓이다.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에는 △메리츠캐피탈(A+) △DGB캐피탈(A+) △한국투자캐피탈(A) △애큐온캐피탈(A) △한국캐피탈(A) △엠캐피탈(A-) △키움캐피탈(A-) 등이 속한다. 본래 신용등급이 A-급이었던 오케이캐피탈은 지난 6월 BBB+급(한국신용평가 기준)으로 떨어지면서 해당 그룹에서 제외됐다.
부동산PF (사진=연합뉴스)
AA급보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캐피탈사 그룹은 기본적으로 영업자산에서 자동차금융 비중이 낮다. 반면 기업금융 비중을 AA급보다 높게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신용평가에 의하면 A급 이하(A+급에서 BBB급) 캐피탈 11개사의 지난해 기준 영업자산은 △자동차금융 14.0% △개인대출(사업자대출 포함) 19.5% △기업금융 55.1% △투자금융 11.4% 등이다.
기업금융 내에서도 기업대출(26.9%)과 부동산PF(20.0%) 등 부동산금융과 연관된 자산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기업대출의 경우 부동산 관련 담보대출이나 브릿지론 등으로 구성되는 만큼 많은 부분이 사실상 부동산금융 자산에 직접적으로 포함된다.
부동산금융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의 자산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상반기 기준 메리츠캐피탈은 부동산PF와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이 3조1708억원으로 영업자산 내 비중이 40.5%를 나타낸다. 한국투자캐피탈은 부동산PF와 부동산담보대출 자산이 2조260억원으로 영업자산의 42.6%를 차지했다. 이외 키움캐피탈(1분기 기준 37.1%)도 부동산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타격도 AA급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란 평가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경기 저하로 본PF의 분양 성과 저조, 브릿지여신의 본PF 전환 지연 등이 이어지면서 시행사 부도, 담보물 공매 등 부동산금융 부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라면서 "A급 이하는 관련 익스포저가 자본 대비 크고, AA급보다 신용집중 위험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손 부담…수익성 저하 본격화 전망
신용등급 A급 캐피탈사는 AA급 대비 열위한 영업 경쟁력이나 조달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PF와 개인대출 등의 고위험·고수익 상품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조달 악화나 자산부실이 건전성 지표에 주요 영향을 미치는 배경이다.
해당 그룹 캐피탈 7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채권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합계 평균이 2.5%로 계산된다. 지난해 말 평균인 1.8% 대비 0.7%p 상승했다. 부동산경기 침체나 개인신용대출 부실 문제가 여전한 만큼 지표는 더욱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A급 캐피탈사의 1분기 기준 평균 조달비용률과 대손부담률은 3.7%, 1.2%로 나타나며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7%p, 0.4%p 상승했다. 조달금리 인상 효과뿐만 아니라 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해당 그룹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2.0%에서 2.2%로 오히려 0.2%p 올랐는데 이는 키움캐피탈 ROA가 1.2%p 상승한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키움캐피탈은 신규자산 취급을 통한 대손 감소와 투자금융수익 증가로 ROA를 개선했다. 다른 캐피탈사의 경우 ROA가 점차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A급은 부진한 상태다. 지난 1분기 기준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100%를 하회하고 있어서다. △애큐온캐피탈 99.2% △DGB캐피탈 85.9% △한국캐피탈 94.0% △키움캐피탈 72.2% 등이 이러한 양상을 나타냈다.
앞선 금리인상 효과가 점차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만큼 A급 캐피탈사는 올해 하반기 자금조달 구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부동산금융 관련 건전성 관리와 함께 조달구조 안정화, 유동성 대응능력 확보 측면에서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