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러시아 동방경제포럼(EEF)이 10일(현지시간) 막이 오르면서 북러 정상회담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 구도 속에 각국의 군비 경쟁이 강화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점점 더 위태로운 상황으로 전개되는 양상입니다.
"김정은 11일 전용열차로 러시아 이동"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은 이날부터 13일까지 나흘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됩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1일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방문, 12일 전체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성사 여부입니다. 일본 NHK 방송은 러시아 현지 지방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11일 (러시아로) 출발할 것 같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 8일 밤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 75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이 열렸는데, 이 자리에 북한을 방문 중인 중국 대표단과 러시아 군 협주단이 참석했습니다. 러시아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데, 이 또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연관돼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러 정상회담에 관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기회는 건너뛰었을 것이란 겁니다.
4년 만에 북러 회담…'핵잠·정찰위성' 딜 주목
이번에 북러 정상회담이 열리면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이후 4년 5개월 만에 해외로 나가게 됩니다. 김 위원장이 4년여 만에 칩거를 깬 배경에는 북러 간 '무기거래 딜'을 둘러싼 셈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정권수립일 75주년(9·9절) 민방위 무력 열병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통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다량의 탄약, 포탄 등 각종 무기 등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대신 핵 무력 개발에 필요한 고도의 기술력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북한의 5대 과업 중 달성하지 못한 '핵잠수함'과 '정찰위성'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받으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북러 정상이 합동 군사훈련 시행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북러의 무기개발과 군사훈련이 현실화된다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미는 오늘 15일 서울에서 제4차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 자리에서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