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최근 교권보호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교육부가 여러 교원단체 중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2개 단체하고만 소통을 이어가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교육부 정책에 자주 반대 목소리를 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단체는 일부러 배제하고 만남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이를 두고 교육부는 교원단체 성향과 회원 수 등을 고려해 가장 대표적인 교원단체들과 일단 주요 사안을 논의했다는 입장입니다.
"특정 교원단체만 만나는 행위는 소통이 아닌 담합"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 교권 보호 대책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같은 달 21일 한국교총 회관을 찾아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달 24일에는 교사노조와, 26일에는 초등 교사 온라인 커뮤니티 인디스쿨에서 활동하는 현장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후 이 부총리는 다른 교원단체와는 만나지 않은 채 이들 단체와의 만남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교원단체 간담회'에도 한국교총·교사노조·인디스쿨 교사들만 참석했습니다. 서이초 교사 49재를 맞아 대규모 추모 집회가 열렸던 다음 날인 지난 5일 역시 한국교총과 교사노조만 불러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와 관련, 다른 교원단체들은 교육부가 진정으로 교육 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싶다면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도 여러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원단체는 그 단체에 소속된 현장 교사들의 이야기를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교육부가 한국교총과 교사노조 외에 다른 단체 교사들의 생각도 경청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형민 전교조 대변인은 "개인과 개인의 관계라면 불편한 사람을 피할 수 있지만 교육기관은 모든 교육 주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교권과 같은 사회적 문제의 경우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야기하고 풀어나가야 하므로 특정 단체를 배제한 채 논의하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일침했습니다.
이어 "교육부가 지금처럼 특정 교원단체만 만나는 행위는 소통이 아닌 담합"이라면서 "자신들과 견해가 다르다고 반대 세력으로 낙인찍지 말고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여러 교원단체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2개 단체하고만 소통을 이어가고 있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 부총리가 지난 5일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강용서 교사노조 위원장과 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단체 성향·회원 수 등 고려해 대표적인 두 단체와 논의"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당시 교육부는 6개 교원단체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바로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등 여러 교원단체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자 애썼다"며 "서이초 교사 죽음으로 촉발된 교권 관련 문제도 코로나19 못지않은 한국 교육의 위기인 만큼 교육부가 더 많은 교원단체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는 일부러 특정 교원단체만 만나거나 일부 교원단체를 배제한 게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한국교총은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이고, 교사노조의 경우 노조로 일컬어지는 단체 가운데 가장 회원 수가 많아 우선 이 두 단체를 중심으로 주요 사안을 논의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교조를 포함한 다른 교원단체들과 만나지 않겠다거나 배제를 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교권 보호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구체적인 실행 방안들을 마련해야 하니 더 많은 교사들의 견해를 폭넓게 수렴하고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여러 교원단체 가운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2개 단체하고만 소통을 이어가고 있어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 부총리가 지난달 21일 한국교총·교사노조·인디스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