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 주가의 변동성 확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통신주는 안정적 사업구조로 주가가 재미없다는 것도 옛말이 됐습니다. 경영공백에 7월에는 3만원 미만으로 뚝 떨어졌던 주가가 새 대표 선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3만365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주가는 뚝뚝 떨어졌고, 12일에는 3만8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김영섭 대표(CEO)가 선임된 이후 주가가 8.3%가량 하락했습니다.
최근의 KT 주가 하락의 요인은 배당성향 축소 우려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지난 7일 김영섭 대표는 언론과 상견례 자리에서 "겉으로 보이는 매출 및 이익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주주에게 가장 기쁜 소식은 주가상승이고 미래의 성장성이 커야 주가가 높다"며 "성장잠재력과 그 기반을 축적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 자리에 동석한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로 끝났다. 신임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섭 대표와 김영진 CFO의 발언 이후 하나증권은 "KT 경영진이 경영·배당 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장기 KT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진 몰라도 주주 성격이 변화함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하나증권은 KT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고, 목표주가는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사실 김영섭 대표의 이날 발언은 장기적으로 KT 체질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고도화해 미래 성장 발판을 갖추겠다는 것이 주요 요지였습니다. 하지만 배당정책에 관한 발언에 조명이 집중되면서 KT 주가는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CEO의 일부 발언을 해석해 상황을 짐작하는 것보다는 KT가 최근 보여준 실적과 펀더멘탈, 주주환원정책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도 12일 '실적은 주주와 공유하겠죠'란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 수준을 상회했고, 꾸준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어 투자를 제외하고 남은 이익은 주주에게 환원된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배당성향 50% 이상 또는 최소 주당배당금(DPS) 2000원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정책은 10년간 유지됐지만, LTE 초반 KT의 상용화가 주파수 재활용 이슈로 지연되는 과정에서 실적이 부진해졌고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배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후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이 점진적으로 올라간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2015년 DPS 500원, 2016년 800원, 2017년 1000원, 2018~2019년 1100원으로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도 점진적으로 올라갔다"다며 "이 기간 평균 배당성향은 42% 수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당분간 KT의 배당성향이 훼손될 가능성도 낮게 봤습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새로운 CEO가 선임됐기 때문이라기보다 직전 배당정책의 유효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에 새로운 배당정책이 등장할 예정"이라며 "현재 KT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6G 이전까지 대규모 설비투자(CAPEX)에 대한 계획도 없다. 우수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서 최근까지 보여줬던 배당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