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엄혹한 언론의 현실과 기자들의 단합대회
입력 : 2023-09-13 오후 9:01:11
지난주 토요일인 9. 언론계에는 모처럼 뜻깊은 단합행사가 열렸습니다. 기자협회가 회원 간 친목 향상을 위해 매년 개최해 온 기자협회 축구대회이야기입니다.
 
이날 뜨거운 날씨 속에도 회사를 대표로 선발된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누볐습니다. 휴일을 반납하고 연신 파이팅을 외치는 동료 선수들의 응원 속에 선수들은 저마다 있는 힘껏 승리를 향해 내달렸습니다.
 
기자협회 축구대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축구는 승패가 있는 스포츠죠. 경기 내내 승리를 위해 뛰었지만 시합이 종료되면 승자와 패자가 존재합니다. 그만큼 경쟁도 심합니다. 시합 중에 상대방 선수들은 언론계 동료가 아닌 이 됩니다. 이날 여러 경기에서도 격한 몸싸움이 터져 나왔습니다. 일부 경기에서는 스포츠에서 나와선 안 될 불미스러운 장면까지도 나왔죠. 그만큼 경기에 집중했다는 뜻일 겁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정해진 이후에는 다시 언론계 선후배로 돌아옵니다. 승자는 수고했다고 격려를, 패자는 축하한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상대 진영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타사 동료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습니다. 서로 회사는 다르지만 언론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단합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현실로 돌아와 볼까요. 최근 정부와 언론의 관계가 상당히 심상치 않습니다.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늘 정부와 언론 간 부침은 있었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혹해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여권은 연일 가짜뉴스처단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심지어는 일부 언론 보도를 겨냥해 사형에 처해야 할 반국가범죄라는 거친 언사까지 나옵니다.
 
언론계의 현실도 녹록지 않습니다. 진보와 보수라는 거대한 이념의 틀 속에 권력의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은 희미해진 듯도 보입니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을 지나 찾아올 겨울이 언론계에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이 되진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회사와 이념을 떠나 모두 하나 되어 즐겼던 축구대회 때처럼 언론인들이 단합된 모습으로, 다가올 엄혹한 시절을 이겨내길 기대합니다.
 
배덕훈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