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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유병호, 국회서 ‘조작감사’ 사실상 자백”
유병호 사무총장, 행시 동기가 제보했다 국회서 증언
입력 : 2023-09-14 오후 7:12:02
[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14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제보자를 증인으로 둔갑시킨 사실을 국회 법제사법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혔다”며 “조작감사였음을 사실상 자백한 것”이라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혔습니다.
 
‘감사원이 제보자를 증인으로 둔갑시키는 등 조작감사를 했다’는 의혹은 전 전 위원장이 수차례 주장해온 내용인데, 이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이번에 유 사무총장의 입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병호 사무총장 “행시 동기인데, 제보를 했다”
 
유 사무총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현희 전 위원장에 모함성 제보를 한 사람이 유 사무총장과 행정고시 동기인가”라고 묻자 “동기인데 모함은 아니고 가슴 아픈 제보를 했다”고 답했습니다.
 
이를 두고 전 전 위원장은 “(유 사무총장이) 사실상 제보자의 신분과 제보 사실을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감사원은 권익위 내부 직원에게서 제보를 받았다며, 지난해 8~9월 전 전 위원장의 근무 태만 의혹을 비롯한 10여개 항목에 대해 특별 감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 사무총장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내부 제보사항이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착수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감사는 1년여 동안 두 차례나 연장하며 강도 높게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초라했습니다. 제보로 제기된 10여개 의혹 중 전 전 위원장 개인에 대한 위법 증거는 하나도 찾지 못한 겁니다. 그저 권익위 기관 주의만 3건을 통보하기로 최종 의결됐습니다.
 
전 전 위원장은 “통상 위법 증거를 찾지 못한 경우 감사원은 감사를 종료하고, 허위 무고성 제보에 대해 제보자를 감사원 관련 법령에 따라 ‘무고죄’로 고발 조치해야 하는데, 감사원은 적법한 길을 가지 않고 무리수를 자행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사진=뉴시스)
 
제보자를 증인으로…드러난 정황
 
그 무리수가 바로 ‘제보자를 증인으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입니다. 전 전 위원장은 “유 사무총장이 권익위 현지감사가 종료될 즈음 자신의 행시 동기인 제보자를, 제보자라는 신분을 숨기고 객관적 제3자인양 증인으로 둔갑시켜 전 위원장의 제보사실에 대한 위법성 입증 증거로 만들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감사원 조사에서 제보자가 증인으로 둔갑하여 이 증인이 제보자의 제보내용이 사실이고 전현희 위원장이 자신에게 ‘미역국을 내리치며 협박했다는 등 허위증언을 했다”며 “유병호 사무총장은 자신의 행시 동기인 제보자의 제보(신분은 밝히지 않음) 및 그 증인(제보자임)의 증언을 핵심 증거로 한 1인 자작극 조작감사 결과를 가지고 전 위원장이 위법하다며 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 전 위원장은 “그동안 제보자의 신분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으나, 유 사무총장이 국회에서 얼떨결에 한 자백으로 감사원의 제보자를 증인으로 둔갑시킨 ‘증인조작·조작감사’가 입증된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허위 증언을 증거로 해서 대검에 수사 요청을 했기 때문에 무고가 성립된다고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국회 위증죄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전 전 위원장은 “제보자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 후 자신이 제보자임을 부인한 바 있는데, 유 사무총장의 자백으로 국회 위증죄도 성립 가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전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6월 세 차례에 걸쳐 유 사무총장은 물론 최재해 감사원장, 권익위 제보자 등을 무고를 비롯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공수처는 지난주 감사원과 권익위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
유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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