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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탈춤연구회 초대회장 백규서 "새로운 건 결국 전통 속에서 나오는 것"
입력 : 2023-09-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연세탈박 50주년 기념 공연이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습니다. '탈반 20주년 동문 행사'를 시작으로 매 10년마다 재학생과 동문이 함께 모여 공연을 펼쳐 온것이 이번 50주년 공연 원동력입니다. 연세탈춤연구회 초대회장 백규서씨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50주년 기념 공연은 생각도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백씨는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막강한 후배들이 탈춤반을 차곡차곡 올려 놨다. 이번 행사의 주축도 5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10년 후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다. '초대의 글'이란 걸 써본 적이 없는데 마지막일지 모른단 생각에 이번 행사에서 처음 써보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씨는 '연세탈박'의 시작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를 지나 70년대 대학가에 청바지 문화가처음 들어왔다. 그러면서 서울대에서부터 탈춤이 시작됐다. 그 기운이 대학가로 전파가 됐고, 그렇게 1973년 연세대에도 탈춤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이어 "과거에는 지금의 중앙 도서관 자리에서 탈춤 대동제가 열렸다. 연고전에도 탈춤이 응원을 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신시대부터 2000년대 이후까지 탈춤이 대학가에서 어떻게 이어져 왔는지도 설명했습니다. 백씨는 "유신 시대에는 대학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그리고 1980년대는 그런 분위기가 더 심했다. 그러다보니 창작극 위주로 사회의 아픔을 표현한 후배들 공연이 많았다"면서 "1990년대부터 2000년대는 탈춤 본질에 집중하려는 전문 탈춤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는 대학가에 탈춤이 없어져 선배들이 명맥을 잇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시대 흐름에 따른 대학가의 탈춤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백씨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더라도 탈춤이 갖는 정신이 있다 강조했습니다. 그는 "탈춤은 중세부터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전통 놀이이다. 시대상에 따라 양반 계급에 대한 저항 정신이 담겨 있지만 수위를 넘진 않는다. 놀이와 저항 정신의 균형이다"면서 "놀이에 매몰될 것 같으면 저항 정신이, 저항 정신에 매몰될 것 같으면 놀이가 균형을 맞춰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기념 공연을 연출한 유창복 총연출을 비롯해 백씨도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백씨는 "후배들도 이미 나이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면서 "30주년까지는 70년대 학번이 참여했지만 40주년만 하더라도 70년대 후반과 80년대 학번이 주축이 됐다. 앞으로 10년 뒤면 이들도 쉽지 않을 나이가 될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끝으로 백씨는 "대학이라는 건 항상 젊음,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하지만 새로운 건 결국 전통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알고 하는 사람과 모르고 하는 사람의 격은 다르다"면서 "품격을 갖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생각한다. 그렇기 위해 전통에도 관심을 갖고 빠져 본다면 남들과 다른 성취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연세탈춤 연구회 초대 회장 백규서씨. 사진=신상민 기자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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