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퇴직연금은 일시금이 아닌 종신연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수익률이 높아지면 퇴직연금의 모든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LL층 블룸에서 <뉴스토마토>와 <토마토증권통>이 개최한 '2023 은퇴전략포럼'에 참여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남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제도의 문제로 중도 인출을 꼽았습니다. 남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이 일정 역할을 하려면 많이 내고 중간에 새 나가지 않게 해야 한다"며 "반드시 종신연금으로 지급될 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방지하고 연금을 일시금으로 받아가지 못하도록 국가가 법으로 강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여기에는 저항이 존재합니다. 남 연구위원은 제도 신뢰 문제를 저항의 원인으로 짚었습니다. 그는 "제도 신뢰, 투자 신뢰 두 가지 신뢰 강화를 통해서만 달성 가능한 목표"라며 "퇴직연금의 제도 목적을 명확히 해서 제도 신뢰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남 연구위원은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아지면 모든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며 "호주 슈퍼에뉴에이션 퇴직연금은 전체 노후 소득 보장의 대부분을 다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했는데 이는 연 평균 8%의 높은 운용 수익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중도 인출, 연금화 등 문제는 근로자의 선택에 의한 자발적 참여 유인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퇴직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도를 끌고 가려다 보니 법적 강제가 동원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퇴직연금 제도는 기업의 도산으로부터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퇴직금 제도에서 퇴직연금 제도로 전환됐는데요. 현재는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위주로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돼 있습니다. 남 연구위원은 가입이 안된 중소영세 기업들은 퇴직연금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생겨 퇴직연금 제도 목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남 연구위원은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을 중요한 제도적 변화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중소영세사업자들이 조만간 퇴직연금 제도로 강제 전환될 것"이라며 "DB(확정급여)형이 아닌 DC(확정기여)형으로 갈텐데 모아서 운용하는 CDC(집합운용DC)의 성공적인 사례로 중퇴기금이 도입되면 퇴직연금 발전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 연구위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 LL층 블룸에서 '사적연금제도의 현황 및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