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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은퇴전략포럼)"노후 계획에 따른 맞춤 인출 전략 필요"
'은퇴자산 수령 전략' 제시
입력 : 2023-09-19 오후 4:27:12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연금의 본질은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결국 퇴직 이후 그동안 쌓은 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가 중요한데, 쌓기 전부터 노후에 대한 계획이 필요하고, 활용 목표에 따라 인출 방안을 짜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1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토마토증권통>이 개최한 '2023은퇴전략포럼'에서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는 '슬기로운 연금 생활:은퇴자산 수령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되며 연금인출 전략이 최대 관심사로 대두되는 가운데 민 이사는 그동안 축적해온 은퇴자산을 현명하게 인출하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은퇴전략포럼'에서 민주영 신영증권 연금사업부 이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노후 리스크·목적 고려한 인출 전략 중요
 
인출 단계의 전략을 짤 때에는 노후 리스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적립 단계와 달리 은퇴 이후 인출 시기에는 노후에 따른 리스크가 발생하는데요. 정기적 소득보다는 금융자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은퇴 후 30년 이상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이 감소합니다. 또한 재무적 결정을 내리는 능력의 손상이 불가피하고, 예상보다 오래 장수할 시 노후 자산의 고갈에 대한 위험을 안게 됩니다. 은퇴 초기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안정적 소득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워지겠죠. 
  
노후 자금을 고려할 때 부부의 생활비 외에도 의료비, 특히 한 명이 사망할 경우 남은 사람의 생활비와 의료비도 고려해야 합니다. 민 이사는 "과거에는 자녀가 부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향후에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의 노동소득과 소비의 흐름을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20대 후반에 처음으로 소득이 소비보다 높아집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인당 생애주기 소비와 노동소득 흐름(2020년 기준)에 따르면 27세에 31만8000원의 첫 흑자를 내고,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43세에 최대 흑자 규모인 1726만원을 기록하는데요. 이후 소득이 줄어들면서 61세부터는 소득이 소비를 밑돌기 시작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소비는 크게 줄지 않고 소득은 줄어들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의 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퇴직 이후 소비에 대한 이론은 다양합니다. 퇴직 이후 소비 이론 중 하나인 '스마일 스펜딩'은 퇴직 이후 초반엔 소비가 많았다가 나이가 들며 감소 추세를 보이는데, 사망에 가까워지면 의료비가 늘면서 소비가 증가한다는 분석입니다.  
 
민 이사는 "퇴직 이후 소비에 대한 이론이 많은데, 사람마다 다양한 소비 행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연금을 수령하고 활용하는 계획을 짤 때 자신의 소비 패턴을 충분히 고려해서 짜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적립해온 은퇴자금을 목적에 맞게 인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민 이사는 생활비, 부채상환, 증여 및 상속 등 노후에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맞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세금, 건강보험 등을 고려해 목표에 맞는 최적의 인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IRP나 연금보험의 수령 시기를 조정하는 것 또한 자산 운용 전략이 된다는 겁니다. 
 
전략을 세운 뒤에는 지속적 사후관리도 중요합니다. 목표와 현황을 통해 현금흐름을 점검하고, 운용성과 평가와 리밸런싱을 통해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첫 해부터 보수적·안정적으로 운용해야"
 
민 이사는 첫 해부터 보수적으로 운용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초기에 손실이 클 경우 뒤로 갈수록 인출하면서 운용할 수 있는 원금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는 "퇴직 이후 계속 인출하면서 나머지 자산을 운용하기 때문에 퇴직 직전부터 수익률이 중요하다"라며 "원금이 클 때 운용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양한 인출 전략도 제시됐습니다. '4%룰'은 대표적 정량 인출 전략으로, 고갈되지 않는 가장 안전한 인출률을 산출한 결과 물가를 반영해 초기자산의 4%를 인출하는 것입니다. 이는 물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구매력이 유지되지만, 투자수익률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파산 위험이 있습니다. 
 
4%룰을 보완한 것이 'Modified 4% Strategy'인데, 남은 자산의 4%를 인출하는 방법입니다. 4%룰에 비해 구매력은 유지되지 않지만 투자수익률이 낮거나 은퇴기간이 길어져도 파산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Safe Reset Strategy'은 5년 단위로 남은 자산의 일정비율 인출량을 재설정하는 것으로, 5년간 구매력이 유지됩니다. 다만 은퇴기간이 길어질 경우 후반기 구매력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종신연금을 활용한 전략도 있습니다. 'Delayed-Annuity Strategy'는 대표적 종신연금 활용전략으로, 85세 전까지는 은퇴자산의 85%를 정액 인출하고, 85세 이후부터 남은 15%를 종신연금화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종신연금 전환 시기를 늦춰 구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은퇴기간이 길어지면 구매력이 하락할 수 있습니다.
 
민 이사는 "적립기에는 계속 돈을 벌기 때문에 손실이 나도 원금 회복이 쉽지만 인출기에는 돈을 계속 인출하기 때문에 투자회복이 어려워서 초기 수익률이 중요하다"라며 "투자상품을 적절한 비중으로 넣어 안정적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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