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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잔혹한 인턴' 라미란 "매번 다른 사람 인생 사니까 재미"
입력 : 2023-09-20 오후 12:55:56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잔혹한 인턴'7년 공백을 깨고 인턴으로 컴백한 고해라(라미란 분)가 성공한 동기 최지원(엄지원 분)에게 은밀하고 잔혹한 제안을 받으면서 겪는 내면의 갈등을 사회생활 만렙 경력의 경험치로 불태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라미란이 연기한 해라는 ‘워커홀릭’으로 유명한 MD로 승승장구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지난 7년간 육아와 가사에만 매진했던 주부입니다.
 
라미란은 '잔혹한 인턴'이 드라마틱하거나 대단히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없어서 자칫 밋밋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공감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기뻐했습니다. 그는 "자기 야이기 같고 옆집 이야기 같아서 더 공감을 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잔혹한 인턴'의 초안 대본이 나올 때부터 제안을 받았던 라미란은 자신에게 해라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평범한 사회 생활을 해보지 않았다. '막돼먹은 영애씨'와 다르다 보니 어울리지 걱정이 많았다. 인물 자체에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긴 했다. 이 이야기를 끌고 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회유에 하게 됐다. 대본 작업부터 촬영까지 3년 정도 걸린 걸로 안다.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 라미란 인터뷰.(사진=티빙)
 
 
라미란은 자신이 연기한 해라가 사는 모습과 자신의 삶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라미란은 "인물을 연기하기 보단 해라가 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현실에서 일하러 나갈 때 느낌이나 집에 왔을 때 느낌의 연장선인 것 같았다. 촬영을 하고 있지만 내 삶을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더구나 라미란은 해라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어떤 마음인지 잘 안다. 쉬는 동안 다시 무대에 돌아갈 수 있나 고민이 많았다. 누가 날 캐스팅 해줄지, 연기를 할 수 있는지 2년을 고민했다. 자의로 떠났지만 어느 순간 타의로 복귀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라미란은 "안 그러고 싶어도 경력이 단절된 것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다시 연기를 할 때 어깨가 말려 있었다고 해야할까. '친절한 금자씨'로 복귀를 할 때 무대도 아니고 첫 영화고 낯선 환경, 다른 결의 연기라 사방팔방 눈치를 봤다. 눈치가 보이고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확신이 없었다. 이런 부분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라미란은 해라라는 인물에 대해 "밝고 희망적이고 언제나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풀이 죽은 느낌이 난다. 다행이건 언제나 땅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이다. '그래. 이게 뭐라고 하면 되지' 그런 느낌을 받게 한다. 이걸 찍고 나서 '나쁜 엄마'를 찍었다. 해라를 연기해서 그런지 홀가분한 마음으로 '몰라. 그냥 하자' 그런 느낌이었다. 약간 해라 마인드가 장착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티빙 오리지널 '잔혹한 인턴' 라미란 인터뷰.(사진=티빙)
 
 
'잔혹한 인턴'은 경력 단절, 육아 휴식, 출산 등 사회 생활을 하는 기혼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라미란은 "결혼 한 뒤 오디션을 봤는데 1차에 붙었다. 이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그때 '내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관계자한테 임신을 한 것 같다고 하자 그 분이 '낳을 거냐'고 물어봤다. 그 분은 내가 임신을 했으니 작품에 들어가지 못해서 정리를 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도 뉘앙스가 기분이 나빴다. 그런 걸 보면 어디나 똑같다"고 털어놨습니다.
 
라미란은 그렇다고 문제 제기를 하는 작품을 골라서 하는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런 걸 따로 생각해서 하는 건 아니다. 내 태도, 생각을 넣거나 빼지 않는다. 항상 중요한 건 '얼마나 흥미로운가'. 재미있게 들려줄 만한지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하고 얼마나 행복하게 작업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라미란은 "사상적이거나 정치적인 걸 부담스러워 한다. 내 생각은 배우가 캐릭터를 표현할 때 기울어짐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견을 말하고 싶다면 그런 인물을 연기하면 된다. 나를 제시하거나 표현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기에 라미란은 해라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짠하다. 그래도 대견하고 응원해주고 싶다. 많은 사람이 보면서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라미란은 여자로 태어나 남이 할 수 있건 다 해봐야 한다면서 결혼, 출산을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애를 낳으면 다른 재미있는 인생이 펼쳐진다.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걸 놓치지 않고 다 느껴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고 고백했습니다. 라미란은 "매번 다른 사람 인생을 사니까 재미가 있는 거다. 현실에서 못하는 걸 경험할 수 있다. 그 사람 입장에서 감정도 다른 결을 느껴볼 수 있다. 재미있고 질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배우로서 한계를 느끼는 지점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힘들고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뭐가 더 새롭겠나. 있는 듯 없는 듯 숨어 있다가 어디에서 보이고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부담이 없는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내 옆 자리에 앉은 사람처럼 오래 갈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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