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해운업계가 2·3분기 성수기에 돌입했지만, 해상 운임은 올해 비성수기인 1분기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특히 지난달 유지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1000선이 이달 들어 2주 연속 하락하며 900선까지 회귀했습니다. 여기에 유가도 올라 악재가 겹치는 모습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운임 지수인 SCFI의 지난 2분기부터 지난 15일까지 평균은 991.7포인트(p)로 집계됐습니다. 통상적으로 2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여름 휴가철에 따른 경제활동과 소비가 늘어나 해상 운송 수요가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평균인 968.8p보다 소폭인 22.9p올랐을뿐 SCFI는 좀처럼 상승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아울러 이달부터는 통상적으로 손익분기점으로 불리는 1000선도 깨졌습니다. SCFI는 지난 1일 1033.7p에서 2주 연속 떨어지면서 최근 948.7p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선박 공급량 증가로 분석됩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주간 리포트를 통해 "국경절을 앞둔 9월은 중국발 컨테이너 수요 집중으로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많아지는 시기지만 올해는 수요 부진에 따른 화물 적재율 하락으로 운임이 약세가 보였다"며 "공급 압박도 장기화되며 대형사들의 선박재배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화물차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더군다나 현재 유가의 오름세도 해운사에 부담입니다. 해운사의 매출 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입니다. 유가가 오를수록 원가부담이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9일(현지시간) 두바이유는 95.19달러, 브렌트유는 94.34달러, 서부텍사스산 원유(WIT)도 91.2달러로 지난달 대비 각각 11.5%, 11.3%, 12.2% 올랐습니다. 특히 국제유가가 내년 배럴당 107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오면서 해운사의 원가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적 선사
HMM(011200)도 이번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보면 HMM의 이번 3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액 2조1720억원, 영업이익 1830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57.5%, 93% 추락한 규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물동량 하락이 운임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유가 상승까지 선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원유 가격 추이.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