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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21일 17: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초 챗GPT가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주목받았지만, 한국어 답변은 오류가 많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혔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형 챗GPT 개발에 나섰고, 통신업계는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를 다양하게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이들 기업들이 어떻게 AI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연구 개발 및 투자 현황을 검토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카카오(035720)가 올 하반기 생성형 인공지능(AI) '코(Ko)GPT 2.0'을 출시하고, 모빌리티를 접목한 AI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 개발을 맡은 카카오브레인에 투자를 지속하면서 수익 창출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Ko)GPT 2.0'을 통한 글로벌 전략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NEMO 2023 기조연설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카카오)
하반기 ‘코(Ko)GPT 2.0’ 공개…실적 악화에도 투자 지속
카카오는 100%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서 개발한 ‘코(Ko)GPT2.0’을 올 하반기 공개할 계획이다. 거대언어모델(LMM)인 '코GPT2.0'은 요약, 번역 등 언어모델의 기본적인 임무(태스크) 외에도 수능문제 풀이, 서울대 입시 논술시험 등 고차원적 추론 능력이 필요한 태스크를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출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코GPT2.0을 기반으로 한 대화형 챗봇 ‘코챗GPT’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를 포함한 신사업 부문의 영업손실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CIO)에 따르면 카카오의 신사업(뉴 이니셔티브) 손실 규모는 연간 3000억원 후반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난 2분기에도 AI 모델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수수료 지출이 증가하면서 카카오브레인의 영업손실은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해에만 연구개발비에 1조원 가량을 투입했다. 2021년 연구개발비가 7645억원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33.6%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의 연구개발비는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5803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2022년 연구개발비가 1조213억원에 달해 영업이익의 2배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셈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올해만 세 차례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지난 7월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4월 36억원, 6월 10억원까지 합치면 올해 총 746억원을 유상증자로 확보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에도 카카오로부터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은 바 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모회사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는 규모가 커진 것이다.
카카오브레인은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가운데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배재현 CIO에 따르면 AI 관련 연구개발 인력 증가와 거대 언어모델(LLM) 개발에 따른 인프라 수수료 증가로 하반기 투자비용이 확대될 방침이다.
대신 AI의 학습 데이터량을 뜻하는 ‘매개변수(파라미터)’를 최적화해 합리적인 비용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브레인은 6B, 13B, 25B, 65B 등 다양한 크기의 매개변수를 가진 모델을 테스트 중이다. 통상 매개변수가 클수록 답변의 정확도는 높아지지만 학습하는 데이터 양에 따른 전력 및 가동 비용도 증가할 수 있다.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코챗GPT의 경우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러한 모델을 연구 개발하는 노하우와 기술력을 쌓아가고 있다”라며 “초거대 AI 언어모델의 잠재력이나 실질적인 효용성을 나타낼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생성형 AI에 모빌리티 접목…특화 서비스 다양화
아직 코GPT2.0과 코챗GPT를 통한 구체적인 수익 모델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카카오는 모빌리티를 접목한 AI 서비스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최근 열린 테크 컨퍼런스 ‘NEXT MOBILITY: NEMO 2023’에서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에 모빌리티를 접목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제안했다.
맞춤형 추천 여행 경로를 생성해 주는 ‘퍼스널 컨시어지’에서는 숙박 시설 및 사진찍기 좋은 장소등을 알려준다. 카카오 택시(T)에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을 적용하면 단톡방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나온 모임장소, 식당까지의 추천 경로 및 택시 호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NEMO 2023 기조연설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유승일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진-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는 코GPT2.0과는 별개로, 아예 모빌리티에 특화된 생성형 AI 엔진을 내년 상반기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경로배정(Routing), 운송관리시스템(TMS), 가격(Pricing), 배차 엔진 등 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사는 NEMO 2023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한 이용 데이터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추론할 수 있는 특화 생성형AI 엔진을 구축하고 내부 테스트 중”이라고 언급했다.
챗GPT 뛰어 넘을까…글로벌 경쟁력은 과제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자체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또 다른 과제로 지목된다.
글로벌 생성형 AI 시장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네이버(
NAVER(035420))의 클로바X와 카카오의 코챗GPT가 아직 정식 출시가 되지 않은 것도 이유이겠지만, 양사가 한국형 챗GPT를 표방한 만큼 내수 시장에 머물 것이란 관측도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AI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데이터분석 미디어 ‘토터즈’가 발간한 ‘글로벌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으로 전세계 62개국 중 우리나라의 AI 경쟁력은 6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순위별로 미국, 중국, 싱가포르, 영국, 캐나다를 잇는 AI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카카오나 네이버는 한국어 학습 모델에 특화했다는 점에서 글로벌보다는 내수 시장에서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술적인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이겠지만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부분에 대한 규제 때문에 AI 개발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