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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견 기업
원익홀딩스(030530)가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제조사
티엘아이(062860)의 지분 인수를 통한 인수·합병(M&A)에 나선다. 티엘아이는 4년 연속 적자에 경영권 분쟁까지 겪은 터라 인수를 꺼릴 법도 하지만 티엘아이가 가진 기술력이 인수의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21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티엘아이는 원익홀딩스가 M&A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공개매수 대상 주식은 티엘아이 보통주 250만~350만주로 이는 발행주식총수 대비 25.3~35.5%에 해당한다. 매수가격은 주당 1만원으로 책정돼 공개매수기간인 21일부터 오는 10월17일까지 매수절차가 진행된다. 350만주까지 매수가 완료되면 원익홀딩스의 지분율은 36.45%가 된다.
앞서 티엘아이는 회사 경영권 관련해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창립자 오너와 주주연합 간 분쟁이 있었다. 조상준 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주연대는 지난 2022년 4월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이후 다시 6월 김 전 대표가 대주주로 복귀했으나 우호 지분을 포섭한 주주연대가 지분을 늘리면서 6월 말 다시 주주연대가 대주주로 올라섰다.
2023년 2분기 기준 현재 주주연대의 지분율은 16.54%다. 김 전 대표의 지분은 15.8%로 경영권을 상실한 상태다. 티엘아이 사측은 지난 3월16일 김달수 전 대표를 포함한 전 경영진 3인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고 현재 회사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다.
조 대표는 당시 최대주주였던 김달수 티엘아이 대표는 조 대표의 신사업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 2월 그를 신사업개발팀 담당임원으로 신규선임됐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경영에 반기를 들었고 경영 인수를 선언하며 주주연대를 구성했다.
조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달수 대표는 주가 관리보다는 회사 자본을 활용해 사옥 내 공연장, 제주도 연수원 디오름을 만들어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했다”라며 “주가 관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티엘아이는 2019년을 제외하고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신사업이라고 추진했던 마이크로 LED 관련 사업은 경쟁사에 밀려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누적된 적자와 오너와 주주연합 간 분쟁에도 원익홀딩스가 티엘아이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로는 티엘아이가 가진 기술력과 계열사 매각을 통해 확보된 현금 여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티엘아이는 LCD용 디스플레이구동칩이 주력 사업영역이다. 1998년 설립 이후 LCD패널의 핵심 부품인 타이밍컨트롤러(Timing Controller)와 LCD드라이버IC 등 시스템 반도체 설계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특히 낸드 플래시(Nand Flash) 메모리 컨트롤러 설계 기술을 보유 중으로 해당 기술 수준의 난이도가 높아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지난 2021년엔 자회사였던 원팩 주식을 160억원에 팔아 대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했고 이로써 지난해 3월 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은 270억원에 달한다.
공개매수에 나선 원익홀딩스는 경영권 확보가 마무리되는 대로 경영정상화와 사업 안정화를 약속했다.
원익홀딩스는 "티엘아이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티엘아이 주식을 최대 350만주까지 취득하여 최대주주가 되고자 한다"라며 "최대주주가 될 경우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절차와 방법으로 관계기관의 승인등을 얻어 최대한 신속하게 대상회사의 경영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