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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21일 17:3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을 흔들 대항마가 되기 위해 출범한 인터넷 은행이 업권의 시샘 어린 시선을 받고 있다. 수신 기능뿐만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전·월세자금대출 등 다양한 여신상품을 출시하며 여신 규모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낮은 연령대 고객들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IB토마토>가 혁신적인 서비스로 은행권의 변화를 이끄는 인터넷은행 3사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국내 영업에 이어 해외까지 눈을 돌린다. 연초 발표한 동남아 두 개 국가 중 한 곳은 태국으로 드러났다. 기존 은행들이 해오던 법인 설립이나 은행 인수의 방식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인터넷은행 맏형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해 카카오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영업방식으로 빠르게 성장했으며, 금리 경쟁력까지 갖추며 기존 은행 업계의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코스피 상장에 성공해 인터넷은행 업계 유일한 상장사가 됐다.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상품과 서비스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영업기반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본사.(사진=카카오뱅크)
비대면 기술로 태국 진출 본격화
카카오뱅크가 국내 여수신 상품 다각화에 이어 해외로 수익 기반을 넓힌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꾸준히 금융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해 언급해왔다. 지난 4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동남아 두개 국가의 관계자와 진출 관련 접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국가 중 한 곳은 태국으로, 현재 태국 재무부의 라이선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는 달리 태국은 금융권의 진출이 비교적 활발하지 않다. 그럼에도 카카오뱅크가 태국 진출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태국 정부 정책의 방향과 카카오뱅크의 기술력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도 “카카오뱅크가 가진 비대면 모바일 기술이 해외 진출의 가장 큰 자산이다“라고 자신감을 비춘 바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6월15일 카카오뱅크는 태국 SCBX지주(SCBX PUBLIC COMPANY LIMITED)의 디지털뱅크 설립 컨소시엄에 참여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카오뱅크는 SCBX지주와의 컨소시엄의 20%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향후 디지털뱅크 설립시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전략적으로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SCBX지주와의 컨소시엄에서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에 따르면 인가 신청 승인 결과는 내년 2분기 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2분기 영업 시작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태국 디지털뱅크는 영업 개시일에 50억바트(약 1838억원) 이상의 납입 자본금을 보유해야 하며, 카카오뱅크의 투자금액은 향후 확정되는 출자금액 및 지분율에 따라 결정된다.
카카오뱅크가 태국에 진출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태국 정부의 대대적인 디지털전환 기조에 있다. 연초 태국 정부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은행도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태국 금융당국은 금융 인프라 및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제도적 뒷받침을 제공하면서 디지털 신원증명, 디지털 결제, 데이터 활용 등을 중심으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은 디지털뱅크를 통해 효율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태국중앙은행은 디지털뱅크 설립이 금융 서비스의 계층간 격차를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은 연초 발표한 디지털뱅크 프레임 워크에서 “한국 모 은행의 예금 상품은 고객이 주별 예금액을 스스로 설정하고 가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라면서 "빠르고 원활한 디지털 온보드 프로세스를 개발한 결과"라고 밝혔다. 해당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뱅크는 태국 이외의 동남아 국가 진출도 진행 중이다. 연내 국가 등이 밝혀질 예정이지만 세부사항과 진출 방식 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시중은행 해외 진출 수익 쏠쏠…카뱅도 이어갈까
카카오뱅크가 해외로 영업권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업계 등 금융권은 꾸준한 해외 진출을 통해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4대 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을 살펴보면, 6월 말 기준 신한은행은 2600억원, 우리은행은 1402억원, 국민은행은 1140억원, 하나은행은 778억원의 순이익을 해외법인에서 거뒀다.
카카오뱅크도 해외 시장 진출로 수익 구조를 다각화시켜 실적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18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238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기준 이자수익이 1조1738억원, 영업이익이 2481억원, 영업외수익이 3억4200만원이다. 특히 영업수익이 지난해 7092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이자수익이 전년대비 69.8% 증가해 9461억원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특히 외화 자산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기준 외화 자산은 총 200만달러(약 26억7680만원)로, 전액이 예치금에 속해있다. 해외송금 서비스 확대에 따른 영향이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진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만 위험도 존재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의 최대주주가 된 후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 6월 기준 상반기 8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의 경우에도 상반기 유럽우리은행과 브라질우리은행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초기 투자 단계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확실치 않다는 점도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검증된 비대면 금융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금융 DNA를 동남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사업 기반을 확장할 계획이다"라면서 "모바일 뱅킹 기술력을 활용해 현지 금융 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