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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태영건설, 자체 개발사업 완수에 '사활'…유동성 리스크 잠재울까
네오시티 및 에코시티 발행 유동화증권 매입…자체 개발사업 자회사
입력 : 2023-09-25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1: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유동성 개선을 위해 집중하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자체 개발사업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데 자체 개발사업이 도급공사에 비해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분양할 경우 유동성 리스크 등을 다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소재 태영건설 사옥.(사진=태영건설)
 
1900억원 단기 차입 직후…계열사 유동화증권 1609억원 매입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15일 계열회사인 네오시티와 에코시티에 총 1609억원을 투입했다.
 
태영건설은 경기 부천시 군부대 개발사업 시행자인 네오시티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 뉴어반시티(1000억원), 포레어반시티(300억원), 파이브애로우(228억원) 등이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매입했다. 같은날 전북 전주시 택지개발사업인 에코시티의 SPC 뉴그린알파의 유동화증권 81억원도 매입했다.
 
 
 
두 계열회사 SPC의 유동화증권을 인수하면서 태영건설이 받는 표면이자율은 각각 연 13.5%이며, 네오시티의 사채 만기일은 올해 12월20일, 에코시티는 12월15일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네오시티와 에코시티 개발사업 시행자의 SPC가 유동화증권의 투자자들을 모집한 이후 남은 물량을 자사가 매입한 것”이라며 “원활한 개발사업의 진행을 위해 자금을 투입했다”라고 설명했다.
 
1609억원의 유동화증권 매입 전날인 지난 14일 태영건설은 금융기관으로부터 1900억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공시했다. KB증권과 하나증권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것이다. 태영건설은 공시를 통해 차입 목적을 ‘운영자금 및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매우 악화된 상황에서 연 6% 후반의 우호적인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차입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선제적 자금조달로 재무 완충력이 확보됨에 따라 재무안정성과 추진 중인 사업들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다만, 유동성 리스크 우려는 과한 평가
 
태영건설은 지난해 연말 ‘레고랜드’발 PF 사태 당시 높은 PF 보증 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위험군’으로 분류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상반기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기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일제히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높은 PF 보증 규모와 함께 미분양 위험이 높은 지방에 사업지가 몰려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태영건설 부채비율은 461.9%로 지난해 6월 말 483.6% 대비 21.7% 감소했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까지 ‘적정선’으로 여겨진다.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은 적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태영건설은 올 들어 1조원 이상의 차입을 단행했다. 올해 1분기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 대여, 한국투자증권 펀드 출자(2000억원), 회사채 발행(1500억원) 등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했다. 여기에 최근 1900억원 규모의 차입을 추가한 셈이다. 그러나 투자업계는 회사의 이 같은 적극적인 차입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의 경우 개발사업 비중을 확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PF 보증 노출이 증가했다. 대여금과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어 현금 유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도 “PF 관련 익스포저가 많기는 하지만,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강은 적은 편이어서 ‘유동성 리스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개발 사업 성공 여부…재무건전성 및 수익성 제고 성패
 
태영건설은 올 들어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430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269%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올 들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배경에는 태영건설의 자체 개발사업이 있다.
 
태영건설은 “양산 사송 등 자체사업의 준공을 비롯해 종속회사와 함께 추진 중인 사업이 본격화한 것이 상반기 실적 향상의 주요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올 상반기 매출 1조6430억원 중 자체공사(개발)에 따른 분양매출은 4879억원으로 전체의 26.9%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자체공사로 인한 매출 비중이 49.8%에 달했다. 당시 태영건설이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6.3%로 올 상반기(4.6%)보다 높았다. 개발사업 성공이 높은 사업 수익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체 개발사업은 10~2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증권사 PF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태영건설이 이들 자체 개발사업에 대해 올해 중 유동화증권 발행 회차를 늘리기 위한 투자자를 모집하거나 태영건설이 유동화증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갈 듯 보인다”라며 “공격적인 차입으로 회사의 부채비율이 높아져 재무건전성에 위협이 될 순 있지만, 대규모 개발사업을 원활히 진행해 성공적인 분양 성과를 얻는다면 단기간에 이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권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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