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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보료 동결했지만…중장기 재무 여건은 고민
직장가입자 건보료율, 올해와 같은 7.09%
입력 : 2023-09-26 오후 5:43:40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7년 만에 '동결'됐습니다.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여건에 이어 내년 총선까지 의식한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이 안정적인 흑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원인도 한 몫 합니다. 하지만 향후 건보 재정에 대한 적자 우려 등 중장기 재무 여건에 대한 고민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건강보험료가 동결된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입니다.
 
2022년 소비자물가 5.1% 상승, 기준금리도 올해 1월 기준 3.5%로 크게 뛰면서 어려운 국민경제 여건을 고려했다는 것이 복지부 측의 설명입니다.
 
최근 10년간 건보료율은 지난 2017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해 왔습니다. 연도별로 2014년 1.7%, 2015년 1.35%, 2016년 0.9%,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 2021년 2.89%, 2022년 1.89%, 2023년 1.49%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이 2022년 연말 당기수지 3조6291억원 흑자를 보인 것과 23조8701억원의 누적 적립금이 쌓여있는 상황 등도 건보료 동결에 힘을 실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년 건보료율은 올해와 동일한 직장 가입자 기준 7.09%,. 지역 가입자의 부과점수는 208.4원입니다. 월 평균 건보료 금액은 직장 가입자 14만6712원, 지역 가입자 10만7441원 수준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자료는 연도별 건강보험료율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러나 인구 고령화의 여파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날 경우 올해 약 2조원으로 추산되는 건보재정 흑자는 당장 내년부터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건보재정 현황을 보면, 건보재정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를 보이다가 보장성을 대폭 강화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적자 행진이었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씩 적자였습니다. 2018~2020년까지 3년간 평균 2.91%의 건보료율을 올렸지만, 적자를 낸 것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1~2030년 중기재정 전망' 보고서를 보면, 건보 지출은 2024년 106조9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서게 됩니다. 이후 2025년 118조5000억원, 2028년 144조5000억원, 2030년 164조1000억원으로 연평균 8.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건보료율 동결이 추석 연휴가 지나면 반년 앞으로 다가오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국민연금 개혁 방안이 다음 달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장 건강보험료율을 올리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일단 동결하고 총선이 끝난 이후 건보료율이 크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적립금 23조원이 있지만, 이는 두 달여치 지급분밖에 안 된다"며 "1% 인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 재정관련 전문가는 "중장기 재무상 버틸 수 있는 재정 유지가 관건일 것"이라며 "인상을 통한 건보 수익금을 고려하면 향후 인상 압박은 불가피할 것이다. 재정 낭비는 막되, 보장성을 강화해야하는 것도 책무"라고 조언했습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국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소중한 보험료가 낭비와 누수 없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건강보험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도록 중장기 구조개선 방안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건강보험료율을 올해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은 병원 진료 대기 중인 환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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