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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위기의 TV홈쇼핑 "출구가 없다"
소비심리 둔화 및 TV 시청 감소로 실적 내리막
입력 : 2023-10-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TV홈쇼핑 산업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1995년도부터 시작해 독과점으로 높은 마진을 누려왔지만 2016년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TV 시청률 감소로 인한 상품 판매 부진 영향으로 GS·CJ·롯데·현대 등 주요 홈쇼핑 4사 모두 올해 역성장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TV 시청률 감소로 인한 상품 판매 부진 영향으로 GS·CJ·롯데·현대 등 주요 홈쇼핑 4사는 수익성 악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각 사 CI 이미지.
 
TV홈쇼핑은 기본적으로 방송 시간당 매출이 이익률을 증가시키는 형태로 수익을 얻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홈쇼핑 산업은 7년에 걸쳐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홈쇼핑 몰락'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CJ·롯데·현대·GS홈쇼핑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모두 하락했습니다. CJ온스타일은 이 기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 57억원으로 전년대비 78.8% 줄었고 매출은 3095억원으로 전년대비 2% 감소했습니다. 같은기간 GS홈쇼핑은 매출 2894억원, 영업이익 262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각각 1.3%, 6.1% 감소한 수치입니다. 롯데홈쇼핑의 3분기 매출도 전년대비 5.3% 감소한 2562억원, 영업이익도 10.5% 줄어든 212억원으로 집계됐고, 현대홈쇼핑의 경우 매출은 5640억원으로 1.8%, 당기순이익도 406억원으로 38.1% 급감했습니다.
 
각 사 3분기 영업이익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하락기조는 올해도 이어갔습니다. GS샵·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주요 4사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모두 하락했습니다.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급감하면서 주요 홈쇼핑 4사 영업이익 합산은 지난해 2분기 1065억원에서 올해 2분기 560억원으로 47% 반토막 났고, 매출액도 1조1278억원으로 7%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오전 2~8시 사이 방송금지 처분을 받은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의 영업이익 하락 폭이 컸는데 롯데홈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92.8% 급감한 20억원, 매출액은 2310억원으로 전년대비 15.2% 줄었습니다. 현대홈쇼핑은 별도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80억원으로 무려 70.2% 감소했고 매출액은 2648억원으로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J온스타일도 실적 부진을 피해가진 못했습니다. 매출 3457억원, 영업이익 18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 4.2% 줄어든 수치입니다. GS샵은 2분기 매출액 2863억원으로 전년 보다 12.5%, 영업이익 또한 15% 감소한 27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롯데쇼핑 CI. 사진=롯데쇼핑
  
위조상품  판매 ·과장 방송 등 소비자 우롱 사례 빈번
 
최근 공영홈쇼핑이 국정감사를 위해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공영쇼핑 위조상품 유통정보 수집 용역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구찌, 프라다 등 총 419건의 위조상품이 유통돼 판매중지 됐습니다. 공영홈쇼핑은 확인된 위조상품에 대해 판매중지를 시켰는데 위조여부에 대한 법적처벌과 소비자 피해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구 의원 측 설명입니다.
 
또 과거부터 TV홈쇼핑 업계의 품질과 허위·과장광고 등 소비자가 겪는 갖가지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해 6월 현대홈쇼핑은 '닥터린 파이토 대마종자유' 판매방송에서 CJ온스타일과 동일한 내용의 과장 방송을 진행했는데 이날 방송에서 실제 판매상품에는 단백질과 아미노산 함량이 극소량임에도 불구하고, '대마종자유의 필수 아미노산 10종'이라는 자막을 반복적으로 고지하며 소비자를 우롱했습니다. 또 원물인 '대마종자'의 함량을 근거로 판매상품에도 다량의 영양소가 들어있는 것처럼 방송했으며, 구체적인 함량은 언급하지 않은 채 시청자를 오인케하는 내용을 중복 방송해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일월 온열 마사지매트’ 판매 방송에서 중국산 제품임에도 방송자막을 통해 100% 국내산이라고 표기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 NS홈쇼핑은 지난해 8월 진행한 '흥양농협 수호천사 햅쌀 총 20kg' 판매방송에서 일반 쌀인 판매제품을 GAP 인증품인 것처럼 사실과 다른 허위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소비자 외면으로 매출 급감…'탈 TV' 나섰지만 경쟁심화에 발목
 
소비자 신뢰도 잃고 몰락 위기에 놓인 홈쇼핑사들은 새로운 먹거리와 탈출구 모색에 나섰습니다. 주요 홈쇼핑사 모두 '탈 TV' 전략 마케팅으로 실시간 소통하며 쇼핑할 수 있는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와 유튜브 채널 리뉴얼, 자사 모바일 앱 내 쇼트폼 전용 서비스 개설, 스타트업 투자 등 신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출시 3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를 돌파한 네이버 쇼핑라이브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 지속적인 TV 시청자 수 감소로 인한 기존 고객 유치 이탈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TV홈쇼핑 7개 법인 방송 매출액은 ▲2018년 60.5% ▲2019년 56.5%▲2020년 52.4%  ▲2021년 51.4%  ▲2022년 49.4%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하루 평균 TV 시청 시간은 2시간 36분으로 이는 2020년 2시간 51분에서 15분 줄어든 수치입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방송을 송출하는 인터넷TV(IPTV)과 홈쇼핑을 접목해 수익성을 증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IPTV 시장도 침체 국면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IPTV 가입자 수는 2056만명으로 상반기(2020만명) 대비 1.7% 증가하는데 그쳐 처음으로 가입율이 1%대로 떨어습니다.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매해 집계되는 저조한 실적은 TV홈쇼핑의 어두운 앞날을 보여주고 있다"며 "매일 똑같이 정적인 스튜디오에서 하는 방송을 보러 오는 시청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송출수수료만을 탓할게 아니라 새로운 마케팅을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향후 IPTV와 홈쇼핑이 연계돼 새로운 매개체가 나온다 하더라도 현재의 IPTV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로 인한 실적개선은 어려워 보이며, 모바일과 TV방송 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 마련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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