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햄버거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글로벌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의 상륙이 본격화됐다는 것입니다.
그간 우리나라 버거 시장은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 위주로 공고한 경쟁 체제를 형성해 왔는데요.
지난 2016년 SPC그룹이 국내에 쉐이크쉑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면서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고, 최근 버거 브랜드들이 앞다퉈 국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추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에는 한화갤러리아가 '미국 3대 버거'로 알려진 파이브가이즈 1호점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오픈하며 인기몰이를 했고, 역시 3대 버거인 인앤아웃도 비록 임시 팝업 스토어이긴 했지만 단 하루 만에 엄청난 인파를 모았습니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전문점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7640억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2018년 2조9006억원 △2019년 3조256억원 △2020년 3조1163억원 △2021년 3조4676억원으로 시장 규모는 매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버거 시장의 재편은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신규 먹거리 니즈 확대, 소비 양극화에 따른 프리미엄 제품 선호 세력 증가,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MZ세대(밀레니얼+Z)'의 관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햄버거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한몫하고 있는데요. 햄버거는 과거 전형적인 정크푸드 정도로 치부됐지만, 최근 우수한 품질의 패티, 다양한 조리법 등이 가미된 프리미엄 버거들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제대로 된 요리로 인정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모든 버거 브랜드가 국내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5월 1호점을 낸 '굿스터프이터리'는 오픈 반년도 안 돼 문들 닫았는데요.
대우산업개발의 외식 자회사 이안GT가 국내에 들여온 굿스터프이터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해 '오바마 버거'로도 알려진 바 있습니다.
결국 확실한 버거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가의 가격대가 책정된 프리미엄 버거는 성공할 수 없다는 선례를 남긴 셈인데요. 향후 국내에서 프리미엄 햄버거 시장이 언제까지 확장될지도 외식 업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