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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름이 섞이는 '테르멜레'···아르노부에이·이혜미 작가 협업전
입력 : 2023-10-16 오후 1:48:17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프랑스와 한국 미술계 대표 두 아티스트의 협업전이 국내에서 열립니다. 프랑스 출신 회화작가 아르노부에이 그리고 국내 이혜미 작가가 주인공입니다. 협업전 이름은 '테르멜레'. '테르멜레'는 프랑스어로 서로 다른 지역 토양이 섞여 있단 뜻입니다
 
아르노부에이는 이탈리아 나폴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출신 구상화가입니다. 프랑스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파리 보자르와 아르데코 학교에서 예술 공부를 마쳤습니다. 이후 이탈리아 나폴리로 이주해 나폴리를 비롯한 토스카나의 풍광에 영감을 받으며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입니다.
 
작가는 식물 등의 일상 오브제부터 바닷가의 색채, 근대 건물의 형태를 주된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내재된 색감을 대상과의 차분한 응대를 통해 캔버스 위로 이끌어내고 이를 조형미있게 구현합니다. 북방 색채에 더해진 나폴리의 다정하고 달콤한 남빛 물결은 그의 작업에 관상학적 특징을 더합니다.
 
아르노부에이는 아름다운 색상 감각과 건축가적 조형감각으로 일상적인 것을 새롭게 보는 시선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가 대면한 풍경들은 다채로운 색감과 따뜻한 온기를 갖고 다가가 대상이 주는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혜미 작가는 흙을 베이스로 용도에 한정되지 않은 오브제와 테이블 웨어를 제작합니다. 과일이나 식물을 담아내는 쓰임을 갖기도 하고 오브제 자체가 하나의 조형이 돼 공간을 채우는 작업을 합니다. 풍경과의 조우는 오브제를 영롱하게 만들어 놓여진 자리에서 작업의 완성에 이릅니다.
 
이 작가는 선조들의 과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존경하며 소박한 아름다움이야말로 절제된 형태의 미감이라 생각하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에 오래되고 익숙한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간을 담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위 은채로 작업하는 주된 기법은 시간을 존중하는 작가의 의도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매 작업마다 직접 흙을 만져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린 뒤 그 위로 은를 쌓아 올립니다. 이는 행위를 통해 온전히 시간을 쌓는 것이며 응축된 아름다움과 유연한 우아함을 담아내는 과정입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정제된 조형 안에 풍경을 끌어안는 넉넉함을 담아 세라믹의 확장성을 보여줍니다.
 
나폴리와 서울이란 서로 다른 공간에서 본인들의 작품세계를 구현해온 이들은 우연한 계기로 서로의 작업 안에서 닮은 감각을 찾아냈습니다. 이들의 작업적 토양은 서로의 작업 안에 섞여 들어가 서로의 형식을 오고 가며 서로가 발견한 동일한 감각을 보여 줍니다. 아르노부에이와 이혜미의 마음의 물결은 그들이 존중하는 아름다운 색감, 차분히 쌓아나가는 것에서 오는 온기, 작업을 매만져 빛을 발하는 영롱함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2일 일요일 5시 오프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효창동에 위치한 갤러리헤아에서 열립니다. 
 
이탈리아 회화와 한국 조각의 만남, 협업 전시 '테르멜레'. 사진=갤러리헤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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