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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7일 17: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올해 순차입금 감축 목표를 초과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현대제철이 내년에도 순차입금 감축 기조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2030년을 목표로 고로-전기로 복합 생산 체계 구축에 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금융 비용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조직 개편으로 하반기부터 다소 부족한 수출 판매 비중을 끌어올려 매출을 회복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현대제철)
순차입금 감축 목표 달성 성공…내년에도 이어질까
현대제철은 올해 순차입금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제철의 순차입금은 8조8036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3562억원)보다 5526억원 줄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을 뺀 수치다. 현대제철은 올해 순차입금 규모를 5000억원가량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현대제철은 보유 현금성자산을 통해 순차입금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억원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2263억원을 유입했고,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8067억원이 뭉텅이로 빠져 나갔다. 투자활동에서 유입한 현금을 다 쓰고, 보유한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재무활동현금흐름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1조6989억원을 기록했던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조1226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현대제철의 총차입금도 지난해 말 11조529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조8818억원으로 6479억원 줄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현대제철이 추가적으로 총차입금을 감축하면서 순차입금이 더 감소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10월18일 회사채 1000억원 상환을 앞두고 있다. 10월18일 차입금 상환 이후 다음 차입금 만기일은 내년 1월24일이다.
현대제철은 내년에도 고금리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순차입금 감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이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내년에도 국내 금융권 자금 조달에 있어 이자 부담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금리가 낮았던 2019년 발행된 현대제철의 회사채 이자율은 2% 이하였지만, 올해 발행된 회사채 이자율은 4% 이상이다. 2019년과 2023년 현대제철 회사채 등급은 AA등급으로 동일하다.
특히 현대제철은 대형 투자를 앞두면서 이자비용을 줄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말부터 현대제철은 저탄소 철강 생산을 위한 전기로-고로 복합 생산 체계 구축에 1차로 1500억원을 투자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2차 투자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차 투자를 통해 철강 1톤 생산당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전기로를 설치하기 때문에 2차 투자 규모는 최소 60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투자가 임박한 가운데 투자 재원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현대제철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3분기 현대제철 매출액 6조3010억원에 영업이익 241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7조원)과 영업이익(3730억원)보다 각각 10%와 35.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전담 조직 개편…수출 확대로 수익성 개선 드라이브
현대제철은 수출 비중 확대로 수익성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9월부터 수출 확대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고로와 전기로 사업부에 모두 수출팀을 신설한 것이 조직 개편의 골자다. 이를 통해 통상 내수 시장보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올해 수출액은 전년보다 줄었고, 수출 비중도 작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를 제외한 현대제철의 수출액은 1조88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출액(3조4434억원)에서 45%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27.9%)에서 올해 상반기 16.8%로 급감했다. 또 다른 국내 일관제철사인 포스코가 전체 매출 중 45%를 수출 및 해외매출로 충당하는 것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수출팀 신설에 이어 지난 9월 140억원을 출자해 강관사업부를 독립 법인으로 설립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해외에서 해상풍력 구조물과 유정용 강관 수요가 늘어나면서 강관사업부에 독립성을 부여해 수출 시장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조직 개편과 사업 분할을 통해 중국 사업 철수로 발생한 수출 공백을 메꾸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올해 말에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우선 자동차 강판 수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올해초부터 중국 시장에 저탄소 자동차 강판 수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전반적인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판재 수출은 나홀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제철의 판재 수출액은 2조42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7759억원)보다 15%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에서 현대 및 기아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2.9% 뛴데다 중국 내에서도 자동차 강판 판매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의 북미 매출은 올해 상반기 1조59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4.9% 증가했고, 아시아 매출은 81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 늘어났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차입금 감축 기조는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 온 일”이라며 “아직 내년도 사업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차입금 감축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전기로 개보수 및 가동 등 투자가 많지만 차입금 감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